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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 업계 대신해 DTV 판촉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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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 업계 대신해 DTV 판촉 나섰나

“TV 사면 내수 진작·고용 창출”, 일부 “업계 잔치일 뿐”

KBS·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TV 전송방식 확정 이후 자사 메인뉴스 시간대에 디지털TV 구매를 부추기는 듯한 보도꼭지를 잇따라 편성해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방송사는 그동안 디지털TV 전송방식과 관련해 정보통신부가 주장해온 미국방식에 맞서 유럽방식의 채택을 요구하며 시청자들에게 디지털TV 구매 중단을 촉구해 온 바 있어 시청자들로부터 손쉽게 입장을 바꿔 가전업체들의 홍보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디지털TV 사면 국내 경기에도 도움”**

이들 방송사는 지난 8일, 4년여 동안 끌어온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이 미국식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지자 당일 저녁 메인뉴스에서 관련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내용은 방송사에 따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송방식에 있어 유럽식을 가장 완고하게 주장해 왔던 MBC는 관련 사실을 단신으로 처리한 반면 KBS와 SBS는 첫 보도에서부터 디지털TV 구매를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SBS는 8일자 <디지털TV, 미국식으로 결정> 보도에서 앵커가 “디지털TV 사려던 분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보도 중간에서도 “이번 결정에 따라 그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관련 산업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전송방식의 불확실성 때문에 그동안 소비자들은 디지털TV 구입을 미뤄왔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KBS도 당일 심층취재 형식의 보도꼭지를 통해 “전송방식 결정으로 디지털TV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과장된 전망을 곁들였다.

SBS는 심지어 9일 <디지털TV 특수 기대> 보도에서 “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확정된 만큼 새로 디지털TV를 구입한다면 셋탑박스가 내장된 일체형이 유리하다”며 각각 5백만원과 7백만원 상당의 고가 관련 모델을 소개하기도 했다.

SBS는 17일 <DTV 수익 창출 효자 역할 기대> 보도에서도 “디지털TV는 수출, 내수, 고용 창출 모든 면에서 국가 경제에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련 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적극 홍보했다. SBS는 이 보도에서 “(디지털TV의) 고용 창출 효과는 당장 내년에 17만명, 2010년이면 4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된다”며 “디지털TV 산업은 앞으로 우리 경제에 확실한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KBS는 9일과 12일 각각 디지털TV 광역화 관련보도를 잇따라 내보내면서 “KBS의 경우 아테네 올림픽의 일부를 HD화면으로 중계할 예정”이라며 자사 사업을 홍보하는 한편 은근히 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디지털TV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출입기자들 “너무 포장된 보도” 비판**

그러나 이같은 방송사들의 보도에 대해 관련 업계를 출입하는 기자들의 평가는 싸늘했다. 실제보다 산업적인 효과를 과장하고 있는데다 소비자인 시청자들에게 디지털TV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경제부 기자는 “방송은 디지털TV 구매가 늘어나면 내수가 진작되고, 한편으로 고용 창출 효과도 커진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엄밀히 따져보면 이는 관련 업체의 호황이나 지표상의 호황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한 방송 기자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기자는 “국내에서 휴대폰이 아무리 잘 팔려도 이는 LG 또는 삼성 등 관련업체의 이득일 뿐 내수가 좋아지는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현실”이라며 “고용 창출 면에 있어서도 비슷한 첨단산업체인 삼성반도체가 1개 라인의 설비투자에 2~3조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 비해 고용 창출은 고작 40여명 안팎이고, 더군다나 설비투자 또한 국내가 아닌 값싼 노동력이 있는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관련 보도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 신문사 경제부 기자는 “대부분의 기자들은 디지털TV의 판매가 늘어날 때 이득을 보는 이들이 가전업체와 주식투자자 등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이러저러한 이유를 달아 디지털TV를 포장하는 것은 관련 업체의 호황으로 돌아올 광고수주를 염두해 두고 있는 언론사들의 희망 섞인 부풀리기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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