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DTV) 전송방식을 둘러싼 정보통신부와 방송계의 4년간의 지루한 논쟁이 결국 현행 방식인 미국식으로 결정됐다. 그동안 치열하게 미국식 채택에 반대해온 언론노조는 결국 정부안에 동의하는 모양새가 됐다.
***DTV 전송 방식, "미국식으로 결정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노성대 방송위원장, 정연주 KBS 사장,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등 4인을 대표로 한 'DTV 비교시험 추진 4인위원회'는 8일 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강대영 정통부 공보관은 "'DTV 비교시험 추진 4인위원회가 DTV 전송 방식에 대해 합의했다"며 "현재 합의문에 일부에 대한 자구 수정작업을 진행중이고 서명이 끝난 뒤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공보관은 "고정식 DTV의 경우 미국방식 ATSC-8VSB로 이동식 DTV는 지상파DMB와 유럽식 DVB-H를 병행하되 DVB-H의 기술개발 등을 위해 정통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이 최종안에 포함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4개 기관은 DTV의 전송방식, 휴대이동방송 기술방식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실무진 간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특히 휴대 이동 방송 기술방식에 유럽식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 합의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근소한 차이로 정부방침 수용" 해명**
박병완 전국언론노동조합 DTV 특별위원장은 이같은 언론노조의 전면적 입장 전환 배경과 관련, "당초 정통부와 합의 아래 실시하기로 한 비교시험의 환경설정 자체에 문제가 있어 비교시험을 실시하더라도 별 의미가 없는데다 DTV 전환 일정이 지금까지 많이 진행돼 이를 번복하는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 미국식을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만일 파업 등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노동조합이 정부정책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위원들간에 격론을 벌인 끝에 근소한 차이로 정부 방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언론노조의 역량 부족으로 목표를 관철시키지는 못했지만 조직 차원의 결정이기 때문에 방송사별 노조나 직능별 협의회등도 모두 따라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년여간 지루한 논쟁, 결국 원안대로 결정돼**
이번 결정으로 DTV 전송 방식을 둘러싼 지루한 논쟁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은 1997년 방송 3사와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협의회가 전송방식을 미국식으로 건의하고 정부가 확정함에 따라 도입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미국식이 유럽식에 비해 고정 수신율이 떨어지고 이동휴대 수신이 안 된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론이 유보된 채 치열한 논란을 빚어왔다.
그 동안 정통부와 가전업계는 화질이 선명하고 기존에 전환을 준비해왔다는 이유로 미국 방식을 선호한 반면, 방송계는 이동시 시청이 훨씬 선명하고 주파수 효율이 뛰어난 유럽 방식을 선호해 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는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며, 그동안 방식이 결정되지 않아 미온적이었던 소비자들의 DTV 수상기 구매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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