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과거 세력과의 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YS, 昌측근 배제 본격화**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김문수)는 25일 김영삼(YS) 전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부산 사하을)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이 지역은 최거훈 변호사를 우세후보로 선정했다. 부산 지역에서 김 전대통령의 영향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3김청산'이라는 명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 됐다.
김문수 위원장은 박종웅 의원의 탈락에 대해 "심사위에서 4차례에 걸친 여론조사와 두 번에 걸친 자체 표결을 거쳤지만 그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외부 공심위원인 소설가 이문열씨도 25일 <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분들은 오래되고 참신성이 부족해서 탈락시켜도 다른 당으로 나와 다시 될 수 있다"면서도 "한 석 지키려다 전체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과거세력간의 절연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또 부산에서 "YS의 영향력이 이제 50%도 안되는 것 같다"고 밝혀 김 전대통령의 영향력이 공천 심사 과정에서 큰 변수가 되지 않음을 시사했다.
공천심사위는 이와 함께 이회창 전총재의 측근인 김기배(서울 구로갑)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 지역은 이범래 전 서울지검 검사를 우세후보로 선정했다. 나오연 의원과 함께 공천에서 탈락한 이전총재의 측근은 두 명으로 늘었으며, 비공개 면접에서 제외돼 공천 탈락이 유력한 하순봉 의원까지 이 전총재 측근의 본격적인 공천 배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날 발표로 단수우세 후보가 결정된 지역은 모두 1백62곳으로 늘었으며,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은 권태망 박세환 이상희 박승국 민봉기 이양희 박시균 나오연 박원홍 강신성일 의원을 포함해 모두 12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얼마 전 무책임한 폭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의원과, 총선시민연대가 철새성 행보를 문제삼아 낙천대상으로 지목한 김원길(서울 강북갑) 의원은 우세후보로 선정됐다.
***박종웅 탈당, 무소속 출마**
공천탈락 소식을 접한 박종웅 의원은 25일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공천 배제는 'YS털어내기'이자 '박종웅 죽이기'의 일환이며 명백한 보복 공천"이라며 "국민 누구도 이를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은 김영삼 전대통령이 만들고 지켜온 당임에도 이제 그 주인을 내쫓는 배은망덕한 짓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떠나 정통민주세력의 적자로서 정치적 신의와 소신을 끝까지 지키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탈당후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혔다.
박 의원은 25일 밤 김 전대통령을 만나 이 같은 사실을 전하고, 이에 김 전대통령은 "건승하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배 의원도 "나이(68)와 이 전총재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는 소장파들의 '청산0순위'인 김용갑 의원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심위가 YS와 이 전총재 측근은 털어버리면서도 5ㆍ6공 세력에 대해서는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다면 과거 세력과의 절연이라는 공심위의 원칙이 결국 반쪽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에 몰릴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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