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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최병렬-소장파' 갈등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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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최병렬-소장파' 갈등 재연

선대위 구성시기, 5-6공 동반퇴진론 놓고 내홍

최병렬 대표가 23일 당무 복귀 일성으로 선거대책위 조기발족을 제기하면서 최대표와 소장파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당헌당규에 따른 대표권한을 내세워 선대위 구성 및 전당대회 소집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최 대표의 구상에 대해 소장파들은 새 대표를 뽑은 후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소장파들은 또 최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을 계기로 5ㆍ6공 인사들의 '동반퇴진론'을 재점화하며 중진들과 첨예한 대립각을 긋고 있다.

***최대표, "선대위 조기 발족"**

최병렬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전당대회 때까지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을 지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상득 사무총장에게 선대위 구성 작업에 착수해 줄 것을 지시했다. 최 대표는 "중앙선대위와 지방선대위가 어떤 사람에 의해 어떤 모양으로 구성돼야 하는지 당내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내 역할은 당헌ㆍ당규 하에서 선의의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것뿐"이라며 "총선 승리에 내 자신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장파 "새대표가 선대위 구성"**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은 이같은 최 대표의 구상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소장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구당모임'에서도 선대위는 3월15일까지 치러지게 될 전당대회 이후에 구성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남경필 의원은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거를 얼마나 잘 치르느냐가 중요하다"며 "새 대표가 뽑히면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의원도 “(대표가) 아직도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법통을 새롭게 하기위한 재창당 각오로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맹형규 의원은 "시간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순서상으로는 새 지도부가 선출된 뒤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도 "그렇게 해서는(선대위 조기 구성) 본인이 물러나겠다는 의미가 훼손된다"며 "버리시겠다고 했으면 아름답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대표의 선대위 구성 제안을 일축했다.

요컨대 소장파의 의구심은 최 대표가 선대위 구성은 물론 전당대회 때까지 당헌당규에 보장된 대표로서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사무처 중심으로 전당대회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명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소장파들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소장파 의원 중심인 '구당모임'은 이날 회의를 갖고 전당대회를 사실상 제2창당으로 간주, 제2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모았다.

구당모임 대변인인 권영세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를 제2창당대회로 하고, 기한은 15일을 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최 대표가 사무처 중심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다른 인사들도 들어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장파 "5ㆍ6공도 동반퇴진해야"**

이와 함께 소장파 의원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5ㆍ6공 인사들의 동반퇴진을 성사시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여전해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5ㆍ6공을 살아오신 이런 분들 중에는 최 대표 만큼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분들은 찾기 힘들다"며 "그런 최병렬 대표가 희생할 정도면 그 시대에 여러 가지 시대적인 아픔을 물론 겪고 있고 공과가 있지만, 이제는 좀 뒤로 물러나 주시고 그 자리를 저는 합리적인 보수세력, 또 국가경영 능력이 있는 분들이 한나라당을 막 차고 들어와야 된다"고 5ㆍ6공 인사의 동반퇴진을 요구했다.

전재희 의원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합리적인 개혁세력과 실용적인 개혁세력이 모여 제2창당으로 가야 한다"며 5ㆍ6공인사의 동반퇴진론에 대해서 "제2창당준비위원회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정리 될 것"이라고 남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중진들 '5-6공 퇴진론'에 부정적**

하지만 이같은 '5-6공 동반퇴진론'에 대한 중진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새 대표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박근혜 의원은 "시대적으로 나눠서 이 사람들은 되고, 이 사람들은 안된다고 해서는 안된다"며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인물별로 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등의 기준을 갖고 평가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김덕룡 의원도 "우리 당은 도덕적이고 전문성 있는 인사와 안정감과 경륜이 있는 인사가 조화돼야 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5ㆍ6공 동반퇴진론에 대해선 소장파 일각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맹형규 의원은 "최 대표가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으니 앞으로 그가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 수 있는 계기로 돼야 한다"며 "특히 그런 식으로 접근하다 당권, 지역, 세력싸움으로 비칠 경우 자칫하면 국민에게 버림을 받는다"고 반대했다.

***김덕룡, "새 대표는 합의추대해야"**

한편 최병렬 체제 이후의 당내 권력구조 재편을 바라보는 중진들의 개별적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 내분사태에 말을 아껴왔던 김덕룡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 대표의 수습방안은 긍정적이라고 보지만, 전당대회가 단순히 대표의 후임자를 뽑는 식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며 "신당창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개혁적 보수의 재탄생을 위해 대표는 합의하에 만장일치로 추대돼야 하며 나 자신은 그런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며 "신진인사와 정치인, 각계 전문가가 노무현 정권에 대항하는 대안세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새 대표에 대해 명시적으로 거론은 안했지만, 대구경북지역의 강재섭 의원이 주장한 '박근혜 합의 추대론'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 대표는 오는 6월까지인 최 대표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 총선후 새로 짜여질 판세를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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