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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엔 재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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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제 우리나라엔 재벌이 없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 발언 전문> 盧믹스 전면비판

대기업들의 협의체인 전경련의 손병두 상근 부회장이 노무현 당선자 경제팀의 재벌정책에 대해 대선후 재계 차원에선 처음으로 전면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같은 손 부회장의 발언은 최근 인수위 경제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강도높은 재벌정책에 대해 더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재계 일반의 공감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돼, 앞으로 노 당선자의 대응이 주목된다.

손 부회장은 지난 4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해체 권고` ,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 `대기업과 재벌 분리정책`, `상속세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등 노 무현 당선자의 핵심 재벌정책들에 대해 조목조목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강하게 표시했다.

손 부회장은 대기업 구조조정 본부 해체 권고설과 관련해 "OECD에서도 정부가 대기업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지난 번 경제위기때 정부 권고대로 없애서 총수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 그룹이 몰락한 사태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푸는 쪽으로 생각해야지 조직 자체를 없애라 마라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또 `출자 총액제한 제도 유지` 방침과 관련해서도 "이 문제는 상당한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 인수합병이라든가 외국 기업과 합작, 유상증자등 극히 정상적인 기업활동에도 이런 제도로 인해 움직이기가 어렵게 돼있다. 우리나라도 제대로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없애야 한다. 총 여신한도 규제만 가지고 충분히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당선자의 재벌정책과 관련해서도 그는 "대기업과 재벌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 5년간 엄청나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재벌은 없다. 이 문제를 가지고 대기업이다 재벌이다 할 상황이 아니다. 이제는 규제완화를 통해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상속세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정책과 관련해서도 손 부회장은 "이것은 과세요건을 명확히 해야 하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는 것이고 과세 당국에 재량적 판단권을 부여할 경우 과세권자가 남용할 우려가 있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그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 "며 "주요 선진국들은 상속과세는 굉장히 완화 내지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하고 있다. 완전 포괄주의 과세 도입은 이런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부회장은 "(노 당선자의 인수위 경제 멤버중) 이런 분도 있고 저런 분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노 당선자의 철학 아닌가 ? 지난 번 경제 5단체장과의 면담에서 저희들에게 하신 말씀을 봐서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인수위에서 경제 멤버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런 소리 나와도 아마 조절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노 당선자의 인수위 제언을 선별수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손병두 부회장 발언과 관련, 대기업 임원은 6일 "인수위쪽에서 너무 백가쟁명 식으로 재벌정책에 대한 얘기가 여과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데 대한 재계의 대응으로 해석해 달라"며 "노 당선자가 과연 인수위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그러나 손 부회장이 제기한 문제중 구조조정본부 해체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이 노 당선자가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한 6대 개혁 핵심과제에 속한 사안들인만큼 개혁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선에서만 조정가능할뿐, 기본 골간은 그대로 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양진영간 한차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음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손병두 부회장의 대담 전문이다.

***손병두 부회장 발언 전문**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해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한 재계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 인수위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해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논의가 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지만 그러나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실 어느 조직이나 톱을 보좌하는 참모조직인 스탭조직이 있고 일을 수행하는 라인조직이 있습니다. 대통령의 청와대도 비서 조직이 있지 않습니까? 대기업도 방대한 기업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를 보좌하는 그런 조직이 필요합니다. OECD 에서도 정부가 대기업 조직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위기 당시 매킨지같은 컨설팅회사도 '한국이 참 이상하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관리를 하기 위해 참모조직이 필요한데 없애라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지난 번 경제위기때 정부 권고대로 없애서 총수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다가 그룹이 몰락한 사태가 있었습니다. 위기 관리를 위해 이런 조직은 반드시 필요한 겁니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푸는 쪽으로 생각해야지 조직 자체를 없애라마라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노무현 당선자는 `출자 총액제한제도`를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계의 요구사항과는 반대되는 입장인데요, 이 문제와 관련한 재계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 문제는 상당히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위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을 막겠다는 취지로 폐지됐다가 다시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경쟁하는 대기업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인수합병이라든가 외국기업과 합작, 유상증자등 극히 정상적인 기업활동에도 이런 제도로 인해 움직이기가 어렵게 돼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제대로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없애야 합니다. 일본도 갖고 있다가 지난 5월말에 완전히 없애버렸습니다.

요즘 산업도 보면 서로 퓨전산업을 가고 있습니다. 이 산업 저 산업을 한데 융합하고 네트웤을 구성하는 현상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너는 이 업종하고 나는 저 업종하고 분류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도 외국기업과 경쟁하려면 이런 규정 과감히 풀어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총여신한도 규제`가 있어 중복규제도 됩니다. 이 총여신한도 규제만 가지고 충분히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노무현 당선자의 기업 정책은 한마디로 `대기업`과 `재벌`은 분리해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분리 원칙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 사실 대기업과 재벌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용어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재벌하면 대기업 기업 집단에 속한 기업그룹을 얘기하는 것인데 과거 폐해 때문에 재벌이란 나쁜 이미지의 용어썼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엄청나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재벌은 없습니다. 재벌이란 용어도 없어져야 합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비하하기 이해 이런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사외이사제도 도입, 사외감사제도 확대, 소액 주주권한 강화해서 이제는 글로벌 스탠드에 부합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이런 용어 없애 버리고 이 문제 가지고 대기업이다 재벌이다 할 상황이 아닙니다. 이제는 대기업이다 재벌이다 구분하는 것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해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노무현 당선자는 상속세와 증여세 `완전 포괄주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저 개인적 생각에는 이러한 완전 포괄주의 과세제도 도입은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말 세법 개정때 유형별 포괄주의 과세를 도입해서 변칙적인 상속과 증여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만일 완전 포괄주의를 도입하게 되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완전 포괄주의는 세법에 열거된 비과세 유형을 제외하고 모든 경제적 이익에 대해 그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과세하는 형식인데 이것은 과세요건을 명확히 해야 하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는 것이고 그리고 과세 당국에 재량적 판단권을 부여할 경우 이게 과세권자가 남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또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그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해 야 합니다.

그리고 주요 선진국들은 상속과세는 굉장히 완화 내지 폐지하는 추세고 미국도 2010년까지 폐지하기로 했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도 상속세를 완전히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완전 포괄주의 과세 도입은 이런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수위에 속한 진보적 성향의 경제 멤버들에 대해 노동계등에서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조금 그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요 재계에서는 어떻게들 평가하고 있습니까?

" 인수위에 이런 분도 있고 저런 분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노 당선자의 철학 아닙니까? 지난번 경제 5단체장과의 면담에서 저희들에게 하신 말씀을 봐서 저희들은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인수위에서 경제 멤버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런 소리 나와도 아마 조절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분배를 해도 성장해서 그래서 거기서 나오는 성장을 포함한 분배개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니까 저희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 최근 우리사회는 예년에는 볼 수 없을 만큼 반미기류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반미 정서가 대미수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정말 반미정서 확산은 우리 모두에게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2001년에 대미 수출이 전체 수출의 20.7퍼센트를 차지했고 금액은 3백12억불이 됐습니다. 수입도 전체의 15.9퍼센트를 차지해서 2백23억불 수입했는데 대미 무역흑자만해도 89억불에 이릅니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반미 감정 때문에 수출이 안되면 이러한 좋은 시장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만일 반미로 미군철수로 나갈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이 빠져나갈 것입니다.
작년에 우리나라 가장 큰 투자국은 미국입니다. 60퍼센트나 됩니다. 이제 그 분들이 빠져나가고 다른 나라도 빠져나가면 우리경제는 것잡을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지고 경제가 아주 나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여중생 사망으로 인한 국민의 정서는 충분히 보여 주었으니 나머지는 정부에 맡기고 생업에 열중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내년도 우리 경제 전망을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 내년도 우리 경제는 북핵문제, 이라크 전쟁등 악재가 겹쳐있습니다. 이것이 오래 가지 않으면 그래도 대개 5퍼센트 가량 경제 성장을 보이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일 이런 것이 장기화되거나 국내 부동산이나 증시가 자산 디플레가 일어나면 그보다 낮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내년도 우리 경제 전망이 상당히 불확실한 상탭니다."

- 마지막으로 내달 6일에 전경련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데 현재 윤곽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 전경련 회장이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닙니다. 지금 다들 겸손하셔서 고사하고 계신데 총회가 가까워지면 우리 전경련은 추대 방식으로 하는데 회장님들이 어느 분을 추대하기로 의견이 모아지면 추대받는 분이 거절 못하고 수락하지 않을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 재계의 빅 3중 한 분이 맡아주길 바라는 입장이십니까?
" 아마 좋은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져서 다 잘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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