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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라, 구글의 이중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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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라, 구글의 이중성을"

모토로라 인수 의문 증폭…S&P는 "구글 주식 팔아라"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구글의 속내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토로라의 방대한 특허를 인수해 다른 IT 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을 방어하려는 목적이 부각되고 있지만, 구글이 직접 모바일 기기 시장에 뛰어들 작정이라는 예측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둘 중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구글의 '우방'인 안드로이드 진영의 희비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궁금증은 구글의 인수에 대한 시장의 박한 평가가 나오면서 더욱 커져가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6일(현지시간) 구글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성장 둔화와 이윤 감소가 우려된다는 게 이유다. S&P는 이번 인수가 특허 분쟁에서도 충분한 보호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구글의 1년 목표 주가도 주당 700달러에서 5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특허 분쟁 대비용? 하드웨어 욕심도 많아

이러한 사정을 모르지 않았을 구글이 인수를 밀어붙인 이유가 단지 특허 때문일까? <뉴욕타임스>는 15일자 기사에서 구글의 과거 행보를 들춰내여 구글이 예전부터 하드웨어 시장에 욕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 구글은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들 마음이 없다며 휴대전화 기기에 구글의 인터넷 서비스가 들어가도록 하는 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고,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했다.

전 <뉴스위크> 과학전문기자였던 스티브 레비는 자신의 저서 <인 더 플렉스(In The Plex)>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처음에는 구글과 친밀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다가 뒤늦게 '구글폰'을 알아차리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으며 자신이 기만당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러한 구글의 이중 행보가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투자기관 모건 키건의 애널리스트 태비스 맥커트는 "구글은 공개적으로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를 만들 의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커트는 구글이 모토로라가 2~3년 뒤 삼성 등 다른 제조사에 뒤처지고 있는 유럽쪽 공급 루트를 늘린 후 안드로이드를 애플 아이폰과 같은 폐쇄형으로 전환하고 자사 제품에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을 장착해 선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설사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공개 운영체제(OS)로 유지한다고 해도 구글이 만드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별도의 부가기능이 달린다면 이 역시 파트너 기업들을 분노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구글이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수직적 통합을 이뤄낸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경쟁력 있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구글의 이번 인수를 지난해 블랙베리의 제조사 리서치 인 모션(RIM)의 QNX 소트프웨어 시스템 인수와 비교하기도 했다. RIM은 인수 당시 QNX의 강점인 자동차 및 교육오락프로그램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QNX는 RIM의 OS를 만들고 있다. 구글의 표면적인 입장만을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구글이 특허 분쟁만을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했다면 8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10000여 개의 특허를 신청중인 인터디지털사에는 왜 관심을 보이지 않았겠냐고 신문은 반문했다. 모토로라와 만만치 않은 특허를 보유한 인터디지털의 시장가치는 이번 모토로라 인수 가격의 4분의 1 수준인 30억 달러(약 3조2000억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구글이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게 알려지면서 15일 주가가 14%나 떨어졌다.

▲ 모토로라가 출시한 태블릿PC '모토로라 줌(Zoom)' ⓒAP=연합뉴스
"진짜 목적은 검색 광고 시장" 주장도

구글의 모바일 기기 시장 진출 목적이 검색 시장 장악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 조사업체 트레피스는 16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구글이 기기 자체로 수익을 얻는 것보다 안드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 모바일 검색 광고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고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에서 1000회 검색을 하면 20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의 아이폰4 가격은 약정 할인을 포함해 200달러 수준이다. 이는 구글이 같은 가격의 스마트폰을 공짜로 나눠줘도 기기당 하루에 14번만 인터넷 검색을 한다면 약정 기간 2년 내에 기기 값을 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폰4의 절반 수준인 100달러에 판매할 경우 하루 7회 검색이면 적자를 면할 수 있다.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더욱 올라간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은 애플 뿐 아니라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의 특허 방어에 집중한다면 HTC나 삼성 등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들은 득을 보겠지만, 반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모바일 기기 사업에 진출한다면 모바일 기기 판매 매출에 의지해야 하는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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