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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미국이 양보한 것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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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미국이 양보한 것 하나도 없다"

"한미 FTA, 1차협상대로면 공공서비스 붕괴 우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지난주에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FTA 1차 본협상 결과에 대해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자기네가 원하는 것은 끝까지 관철시킬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비서관은 12일 KBS 라디오의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평가하면서 반덤핑 제도를 비롯한 무역구제 분야에서 미국 측이 보인 태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이 미국의 반덤핑 제도를 완화할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과 관련해 "여태까지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양보한 적이 없다"면서 "따라서 FTA가 양국의 무역마찰을 줄일 것이라고 하는 것도 우리 측의 희망사항일 뿐이지 미국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조항은 정말로 위험하다"
  
  정 전 비서관은 또 "1차 협상안대로 간다면 우리나라의 공공서비스 부문은 무너질 것"이라면서, 미국 기업 UPS가 캐나다의 우체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예로 들었다.
  
  UPS는 캐나다의 우체국이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는 것이 국가보조에 해당된다고 해서 캐나다 우체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만약 이 소송에서 UPS가 이긴다면 모든 나라의 공공서비스가 전부 소송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정 전 비서관의 주장이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원래의 자기네 입장, 즉 다른 FTA에서 취했던 입장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을 정확히, 명확히 보여줬다"면서 "예컨대 투자조항은 정말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조항과 관련해 그는 "투자로 규정되는 범위가 너무 넓고 투자의 행위에 대해서도 투자계획 때부터 투자자로 보고 미국 측 투자자에게 한국이 내국민대우를 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문제가 생기면 기업이 정부를 제소하고 그것을 제3의 국제기구에서, 아니 국제기구라 하지만 사실은 민간인 곳에서 판결을 하도록 돼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조항은 아예 빼거나 아니면 유럽연합(EU) 수준으로 반영해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정부 대 정부로 얘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협상방향을 바꾸는 것이 우리가 설정해야 할 마지노선 중의 정말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어로 부드럽게 오갔다 해서 성공이라 생각하면 오산"
  
  정 전 비서관은 "우리가 지금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협상에서 강하게 나가려면 국민이 어떤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들이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이번 1차협상 결과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영어를 쓰면서 부드럽게 말이 오갔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내가 보기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FATA)의 경우에 비해 이번에 미국이 더 양보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정 전 비서관은 "미국의 원칙은 NAFTA보다 더 강한 FTA를 한국과 맺겠다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가서 얘기해야 하는 것이지 미국이 원하는 것을 조금 깎겠다는 식의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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