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민은행이 미국계 펀드 론스타와 우선협상자 계약을 공식 체결하면서 인수 지분과 인수 가격이 확인됐다.
***국민은행, 주당 1만5400원에 지분 64.62% 인수**
계약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의 지분 64.62%를 주당 1만5400원(잠정) 가격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지분 64.62%는 론스타가 보유한 지분 50.53%와 론스타가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14.09%를 합친 것이다.
추후 본 협상에서도 주당 1만54000원이 확정된다면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매각대금은 총 6조418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보유지분 매각으로 인한 3조6000억원대 차익 뿐 아니라 콜옵션 행사로 인한 추가이익 6000억원까지 합쳐 매각차익만 4조2600여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론스타가 보유중인 외환은행 지분 50.5%의 매입가는 1주당 4245원, 총 1조3800억원이다. 예상 매각가가 1주당 1만5400원, 총 5조200억원이므로 차익은 3조6400억원에 달한다.
또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당시 2,3대 주주인 수출입은행, 코메르쯔은행과 지분 14.09%를 낮은 가격에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론스타의 콜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5400원에 연 4.5% 복리를 가산한 값과 4245원과 콜옵션 행사 전 10거래일 동안 보통주의 평균 일일종가를 평균한 가격 중 높은 값이다.
콜옵션 행사 지분도 주당 1만5400원에 함께 매각되므로 이로 인한 추가 수익만 6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10월 외환은행 매각대금으로 1조3800억원을 투자했던 론스타는 투자 2년6개월여만에 4조원을 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주가순자산비율로 따지면 한미은행,제일은행보다 싸게 산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은 "싸게 산 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계약 체결 행사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주당 1만5400원이라는 가격은 처음부터 제안했던 가격 그대로"라면서 "외환은행은 한국씨티나 제일은행보다 사이즈가 크고 포트폴리오도 독점적인 부분이 있는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경우 현재의 인수가격은 생각보다 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수가격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76배로 한미은행의 1.95배, 제일은행의 1.89배에 비해 낮다"며 "다른 경쟁은행들의 제시가격도 비슷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론스타가 4조원이 넘는 매각 차익에도 불구하고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을 것이라는 논란에 대해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론스타는) 어느 국가에서나 세금을 내야 한다면 낼 준비가 돼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4조여원 매각 차익에 과세 가능성 희박**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에 대한 과세는 입법이 미미한 단계여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세회피지역으로 의심되는 지역에 소재지를 둔 외국계 자본에 대해서는 일단 원천징수를 한 뒤 추후 정산하도록 세법이 개정됐으나, 7월부터 시행이 된다. 그나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돼야 원천징수가 가능하다. 또한 재경부 등의 반대로 외환은행의 법적 최대주주로 등록된 'LSF-KEF홀딩스'의 소재지인 벨기에가 조세회피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다음주 중 외환은행에 대해 4주간 현장실사를 실시한 뒤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매각가격을 재조정,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매각대금도 감독당국의 승인이 이뤄질 경우 본계약 체결 후 45일 이내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이르면 5월말까지 매각대금을 챙겨 곧바로 펀드를 청산하면 과세당국이 추징할 수단도 없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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