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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새 주인'으로 내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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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새 주인'으로 내정돼

국민은행 "아직은 아니다"…금융가에선 기정사실화

론스타가 한국외환은행을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을 내정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은행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론스타도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22일 복수의 금융권 고위관계자들은 론스타가 국민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21일 금융감독위원회가 다른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였던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는 동시에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도 독과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후 시장에 퍼진 '국민은행 유력설'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업계 "외환은행의 다음 주인은 국민은행"**

금융권 관계자들이 전한 소식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22일 오전 론스타가 국민은행뿐 아니라 하나금융지주와 DBS에도 국민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한 사실을 알렸으며, 이미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구체적인 매각대금, 대금결제 방법, 발표시점 등을 놓고 실무협상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들은 22일의 실무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이날 내한한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23~24일께 기자회견을 갖고 외환은행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을 선정했다고 공식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블룸버그> 통신도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국민은행이 DBS와 하나금융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국민은행이 제안한 인수대금은 62억 달러(약 6조 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은행은 론스타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22일 오전 국민은행의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현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최종 통보를 받은 바 없다"라며 "만일 국민은행이 최종 통보를 받았다면 그 내용을 이른 시일 내에 공표해야 하나금융지주나 DBS가 돌발적인 가격제안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미 국민은행을 외환은행의 다음 주인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민은행, 외은노조의 반대와 독과점 논란의 벽 넘어야**

국민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것을 염두에 두고 이미 실사팀을 구성해 외환은행에 대한 온라인 실사까지 마친 상태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인수협상대상자로 공식 확정되면 외환은행의 매매 작업은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외환은행에 대한 현장 실사를 실시한 후 이를 바탕으로 론스타와 최종 매매가격 협상을 하게 된다. 이 협상이 잘 타결되면 국민은행은 론스타와 최종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결제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별 탈 없이 진행되면 빠르면 5월에도 매매가 완료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대와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시장 독과점 문제라는 두 가지 큰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특히 업계의 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사전심사'에 쏠리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상위 1인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인의 시장점유율이 도합 70% 이상일 경우 독과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결합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최대 50% 수준이어서 이 규정에는 저촉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이 이에 미치지 않아도 공정위가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지거나 관련 은행산업의 효율성이 낮아진다고 판단하면 이 기업결합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다.

한마디로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에 따른 '득'과 '실'을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미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도 독과점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금감위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시장점유율은 심사요건들 중 하나일 뿐 다른 요건들도 참작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은노조 "DBS 아니면 싫다"…투기자본감시센터 "외환은행 매각 중단하라"**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넘겨주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강력히 반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미 외환은행의 다음 주인으로 DBS가 낙점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반대투쟁을 전개할 지를 계획해 놓은 상태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감독당국이 특정 은행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데 따른 매각과정의 공정성 논란, 국민은행이 예상외로 높은 가격을 써낸 데 따른 국부유출 논란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환은행의 매각 자체를 즉각 중단시키라고 촉구했다.

감시센터는 "외환은행 매각 당시 결정적 근거가 됐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금감위와 론스타의 공모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 언론보도로 확인됐다"라며 "정부당국자와 투기자본이 공모해 은행 매각이 결정됐다면 당연히 관련 의혹을 밝히고 2003년 당시 매각을 무효화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하게 된 경위에 대한 수사를 곧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영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중수부에 사건을 배정했고 탈세 담당 부장검사가 수사에 참여할 예정인 만큼 관련 자료의 분석만 끝나면 곧바로 (수사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영수 부장은 6~7월께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매각을 완료하고 국외로 빠져나가면 수사가 무의미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우리가 알아서 한다.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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