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전 11시(이하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 내 바오로6세홀에서 가족ㆍ친지들과 함께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이 정 추기경에게 "한국 교회가 나날이 크게 발전해 기대가 크다"고 말하자 정 추기경은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북한 교회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에 교황은 "참 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서울대교구가 전했다.
정 추기경이 교황에게 평양교구장 대리인 황인국(70) 몬시뇰을 소개하면서 "황 몬시뇰은 나를 도와 평양 교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북한교회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황인국 몬시뇰이 교황에게 "통일 후 북한의 본당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자 교황은 "북한교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는 정 추기경은 2004년 7월 황인국 몬시뇰을 평양교구장 대리로 임명해 평양교구 재건에 관한 구체적인 준비와 활동을 하게 한 바 있다.
현재 서울대교구는 황인국 몬시뇰을 중심으로 2007년 평양교구설정 80주년 준비와 함께 교구민 2,3세 가운데 성직자ㆍ수도자를 찾는 일에 나서고 있다.
교황 알현에는 정 추기경의 사촌형 진오(76)씨, 사촌동생 진순(여.56)씨 등 가족 네 명을 비롯해 황인국 몬시뇰, 김종수 신부(교황청립 한국신학원장), 꽃동네 오웅진 신부, 안병영(전 교육부총리) 연세대 교수 등 11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가운데 정진오(鄭鎭旿) 씨는 정 추기경의 큰아버지 윤모(允謨) 씨의 차남으로서 정 추기경이 월북한 아버지 원모(元謨)씨의 외아들이나 사제의 길을 걸어 대를 이을 수 없게 되자 가족들의 협의를 거쳐 원모 씨의 아들로 입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황은 오행욱(7) 어린이의 머리에 입을 맞춰 축복하기도 했다.
이날 교황 알현 행사에는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해 신임 추기경과 가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이들에게 "영원의 도시(Eternal City)에 와서 교회에 대한 사랑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믿는다. 우리 추기경들을 위해 더욱 많은 기도로 뒷받침해 달라"면서 "여러분이 사랑과 관심으로 추기경들을 돕고, 추기경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추기경은 28일 오후 6시30분 로마 교황청설립 한국신학원에서 '레지오날레 크리스티 수도원 김명수 부제의 사제 서품식을 집전한 뒤 한국시간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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