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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KMH사업, 실패와 부실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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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KMH사업, 실패와 부실 예고"

시민단체들 "NSC, 방산업체 로비에 굴복" "전형적인 '하고 보자'식"

시민·사회단체는 18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다목적헬기(KMH) 사업 강행 방침에 대해서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부실을 예고하는 '하고 보자'식 사업의 전형이라는 비판이다.

***참여연대, "KMH 강행, '하고 보자'식 사업 전형"**

참여연대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1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18일 밝힌 KMH 사업 추진 방침을 강력히 비판했다. 전날 NSC는 기동형 헬기 개발을 우선하고, 공격형 헬기는 기동형 헬기 개발의 성공 여부를 검토한 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참여연대 등은 "NSC의 발표는 '무조건 하고 보자는 방산업체의 밀실로비에 굴복한 것으로 실패와 부실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며 "이런 무책임 행정이 참여정부를 자임하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반복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정부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 등은 또 "노무현 대통령과 NSC는 개발 추진을 공표한 18일 발표를 즉각 철회하고 대신 그동안 NSC가 검토해온 경제적·기술적 문제점 등을 공개한 후 공론에 부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KMH 강행에 소요될 국민 세금은 이런 필수적 과정을 외면하는 것이 용인될 만큼 사소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NSC, 사업 타당성 검토하기는 했나?**

이들은 또 "NSC가 18일 발표한 KMH 사업 검토 결과 발표도 사업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해소하기보다는 의혹만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정부가 기동형 헬기의 군 소요 대수, 작전 요구 사항(ROC) 등에 대해 추후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밝힌 점이 도마에 올랐다. 소요 대수, 작전 요구 사항 등은 무기의 개발 또는 수입 등의 판단에 앞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요 대수의 많고 적음 또 작전 요구 사항의 높고 낮음에 따라 국산 개발이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등은 "NSC는 이런 기준도 없이 국산 개발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는 4백77대 정도가 되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많아야 2백99대 가량의 기동형 헬기로 국산 개발의 경제성을 어떻게 담보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NSC의 검토 결과 발표에 KMH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기술력에 대한 검증, 과도한 소요 제기 등 그간 논란이 됐던 문제에 대한 검증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참여연대는 "항공 선진국조차도 헬기를 개발할 때 개발 기간과 비용이 당초보다 수배나 증액되는 것이 다반사인데, 단 한 차례도 헬기를 개발한 적이 없는 한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설명도 NSC 검토 결과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NSC를 비판했다.

NSC가 약속한 공론화 과정도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애초 KMH 사업 주체였던 국방부와 산업자원부 중심의 'KMH 사업단'은 한 차례의 공청회도 개최하지 않아 '밀실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었다. 참여연대는 "NSC 역시 검토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공청회도 개최하지 않는 등 적극적 공론화가 시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 감사원 수차례 검증 강조-국방부, 산자부 등은 무시하고 강행**

KMH 사업은 현재 육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노후 헬기를 대체하고, 미래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는 헬기 5백여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2012년까지 연구개발비 2조원을 포함해 총 15조원 이상이 소요될 예정으로, 군 전력 증강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항공 선진국들이 헬기 개발에서 최초 예산보다 3배에서 10배 이상 추가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과적으로 30조~50조를 초과하는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9월10일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니만큼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NSC에 재검토를 지시했었다. 지난 12월에도 프랑스를 방문해서 "KMH 사업을 할지 말지 결정을 못 했으며, 또 하게 되면 어떤 회사와 같이 할지는 대통령이 개입하기 힘든 문제"라고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감사원이 지난 4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시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KMH 사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탄핵정국 때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인 지난 3월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중인 KMH 사업에 대한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뒤늦게 KMH 사업에 뛰어든 산자부도 노무현 대통령이 KMH 사업 재검토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에 "KMH개발실무위원회 신설" 등의 내용을 넣어 개정을 강행해 KMH 사업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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