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 사업과 관련해 감사원에 정부 예산 집행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한 가운데, 11일 KMH 사업의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사업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KMH 사업 전면 재검토 요청**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10일 "KMH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청와대측에 전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청와대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KMH 사업을 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으로 지정함에 앞서 어떤 차원의 국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았다"면서 "30조원대의 국민 세금이 소요되는 만큼, 반드시 국민적 여론 수렴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 KMH 사업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에서 "사업을 추진했을 경우 경제성이 높을 확률이 크다"는 애매모호한 결론과 "국방예산 규모를 고려할 때, 앞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부정적 의견이 덧붙여진 점을 지적하면서, "'경제성이 높을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판단만 가지고 30조원대의 국민 세금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KMH 사업의 경우, 항공 선진국들조차도 헬기 개발에서 최초 예산보다 3배에서 10배 이상 추가로 비용이 들어가고, 개발 기간도 초과하고 있어서 "국산 개발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참여연대가 언급하고 있는 KDI 보고서도 국내 기술 수준을 '조립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KMH 사업은 현재 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노후 헬기를 대체하고, 미래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는 헬기 5백여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2012년까지 연구개발비 2조원을 포함해 총 15조원 이상이 소요될 예정으로, 군 전력 증강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노 대통령, "국민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KMH 사업에 대해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헬기 개발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국정감사 때는, 국방부가 KMH 사업 이유로 제시한 '현재 보유한 7백여대의 헬기 교체시기가 곧 돌아온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난 바 있다. KMH 사업으로 실제로 헬기가 양산되는 2012년까지 도태 계획 중인 헬기는 20~30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민간 전문가들 참여한 타당성 검토 실시해야**
참여연대는 "정부는 헬기를 자체 개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방안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3급 비밀로 비공개되고 있는 KDI 보고서를 전격 공개하고,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가한 타당성 검토를 다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또 "특히 2004년도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는 '국방부 30억과 산업자원부 50억원'은 우선적으로 삭감되어야 하고, 타당성 검토에 필요한 예산만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비용 대비 이익 분석조차 하지 않은 채, 예산 편성에 넣은 것"을 이유로 감사원의 특검을 청구했다. 정부 추산 KMH 사업비 15조원은 정부 추산 새만금 간척사업 비용의 3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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