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최소 15조, 최대 30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KMH(한국형 다목적 헬기) 사업에 제동을 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감사원이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KMH 개발사업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KMH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 결여 △심의 절차상 문제 △전력 공백 △소요 비용 산출 오류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 "KMH사업 재검토 요구"**
감사원은 지난 4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 유수 헬기업체간 통폐합과 민간 헬기시장 감소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등 시장성이 불투명하다"며 국방부에 KMH 사업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그러나 보고서 내용을 '3급 기밀'로 분류해 군사비밀 보호를 위해 보고서 내용을 공표하지는 않았으나, 26일 매일경제신문이 이를 입수해 보도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감사원은 또 KMH 개발사업 추진과정의 적법성과 관련, "지난해 9월 총리실 산하 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회에서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 추진이 의결됐다 "며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산업자원부에 시정 조치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또 국방부가 소요비용을 15조원으로 추정한 데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대 30조원으로 산정한 점을 들어 "정확한 사업비용 계산없이 사업이 추진될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감사원 조사는 예전 KMH 사업 연구 목적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오는 9월말로 예정된 KMH 사업 최종 개발계획에 감사원이 염려한 사항들을 보완하면 큰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국방부, 국회승인 없이 KMH사업 사실상 편법추진"**
KMH사업에 대한 감사원 특감은 지난해 11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비용 대비 편익 분석조차 하지 않은 채 예산에 포함시켰다"며, KBS 경영실태 등 4개 사업의 일환으로 특감을 신청함에 따라 실시됐다. KMH사업은 육.해.공군에서 운용하는 노후 헬기를 대체해 향후 30년간 첨단헬기 5백여대 생산하는 국책사업으로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도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한미군 재감축. 재배치 시점에서 국방부 연간 예산 대비 두 배가 드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국회 승인 없이 지난 4월 외국 헬기 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개설명회를 한 데 이어 5월 국방연구원 주최로 공청회를 열었고, 지난 9일에는 프랑스.독일 합작사인 유로콥터와 영국.이탈리아 합작사인 아구스타웨슬랜드, 미국 벨을 협상 대상 업체로 선정하는 등 사실상 사업에 착수한 상태여서, 앞으로 커다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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