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전염병인 '브루셀라'가 정부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방 불감증'으로 세균이 곳곳에서 득실거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국의 수의연구소 연구진과 실습생이 연달아 브루셀라병에 집단감염되면서 다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치사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뒷전으로 내팽겨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에 지난 2000년부터 집계되고 있는 '법정가축전염병 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국내에서 브루셀라병에 감염된 한우는 총 9만 4893두이고, 발생 농장수는 1만 5318호에 달한다.
지난 2006년 브루셀라 감염이 정점을 찍은 뒤 이후부터 매년 감소추세에 있긴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브루셀라병은 발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많은 시간 속에 브루셀라병이 발병됐지만, 극소수 농장을 제외하곤 브루셀라병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진행중이다.
전북의 경우 최근까지 지난 20년간 1140개 농가에서 8325두의 한우가 브루셀라병에 감염됐지만, 종식이 공식적으로 선언된 것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브루셀라병 발병 후 공식적으로 종식된 사례는 지난 2015년 3월과 4월 전북 익산 뿐으로 이들 지역의 '종식일'은 2015년 12월 7일이다. 반면 나머지 발병지역에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시스템에서 '법정가축전염병 발생현황'을 조회하면 가축전염병과 농장명(농장주), 농장소재지, 발생일자(진단일), 축종, 발생두수(마리), 진단기관이 기재돼 있다.
여기에 '종식일' 이란 항목이 있는데, 이는 브루셀라병의 종식을 알리는 기재란이다.
즉, 이 '종식일' 기재란에 해당 연도와 날짜가 적시돼야 브루셀라병이 끝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북을 포함한 전국의 발생농가의 '종식일'에는 일부를 빼고는 아직도 종식되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시스템상 오류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법정가축전염병 발생현황 가운데 '종식일'에 해당 연도와 날짜가 없다면 브루셀라병이 끝나지 않았다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종식일 등 시스템 상 업데이트 부분은 브루셀라병을 진단한 기관에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가축전염병 전문가들은 "통계상으로만 봐도 인수공통전염병인 브루셀라병은 아직도 전국 축산농가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며 "백신으로 최대한 예방할 수 있음에도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백신 공급 및 접종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어 종식이 쉽게 되지 않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고시 가운데 '결핵병 및 브루셀라병 방역실시요령' 제14조인 '브루셀라병 예방접종 등'에 관한 조항에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브루셀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브루셀라병이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소를 사육하고 있는 소유자 등에게 사육하는 소에 대해 브루셀라병 예방약을 접종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브루셀라 백신을 생산하는 곳은 전무한 상태지만, 공급 가능한 백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정부부처에서 공급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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