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5당대표 "日 경제보복 철회…초당적 협력"

3시간 회동 뒤 공동발표문 통해 "범국가적 비상대책기구" 구성키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이 18일 청와대 회동을 마친 후 발표한 공동 발표문을 통해 한목소리로 일본을 규탄하고, 외교적·경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회동 후 대변인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며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먼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 보복이며, 한일 양국의 우호적, 상호 호혜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데 정부와 여야는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는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일본을 향해 밝혔다.

한국의 대응 방안에 관련해서는 "여야 대표는 정부에 대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으며,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먼저 언급됐다.

이어 "정부와 여야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 및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또한 범(汎)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 협력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한다"는 데에 입장을 같이하며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 5당 대표 회동은 당초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동안으로 예정됐으나, 예정된 시간을 1시간이나 넘기며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이루어진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국가적 현안인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에 대해 정치 지도급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초당적 협력을 다짐한 점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다만 원칙적 수준의 내용 외에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에 일본 사태 관련 예산을 반영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각자 자신들이 할 말만 한 셈이다.

회동 결과를 정리한 문안도 '합의문'이 아니라 '발표문'으로 격이 낮았다. 회동에 앞서 여야 5당 사무총장들은 이날 오전과 오후 만나 회동 성과를 발표할 형식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부여당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5당 합의문 형식을 제안했으나, 한국당이 난색을 표해 그보다 수위가 낮은 공동발표문을 내는 선으로 조율됐다.

다음은 공동 발표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하여 심도있게 논의하였으며 아래의 사항에 대하여 인식을 공유했다.

1.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이며, 한일 양국의 우호적, 상호 호혜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데 정부와 여야는 인식을 같이한다.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 여야 당대표는 정부에 대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였으며,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3. 정부와 여야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가경제의 펀더멘털 및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또한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하기로 한다.

4.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