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주말 충북 청주시를 방문해 도시공원 개발 반대 의지를 밝힌 가운데 시민들보다 먼저 한범덕 청주시장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박 시장과 한 시장은 도시공원일몰제 문제에 직면한 자치단체장이며 더구나 같은 당 소속 선출직으로써 충분히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서원구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에서 구룡산살리기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도시공원 개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며 구룡산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을 응원했다.
박 시장은 “95%의 기부채납을 할 테니 5% 개발을 허용해달라는 제안을 거부했다”며 민간공원 개발 불가 의지를 강조했고 “서울시를 국립공원으로 만들겠다. (민간개발과 관련된) 서울연구원의 연구 자료를 청주시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도시공원 보존 의지는 구룡산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도시공원일몰제 문제로 인해 청주시와 시민 간에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청주시민을 만나는 것보다 한 시장을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는 의견이 일고 있다.
중앙동의 한 시민은 “박 시장이 도시공원을 보존하기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같은 처지에 놓인 자치단체장으로써 한 시장과 만나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000만 명이 살고 있는 거대 도시 서울시의 정책과 85만 청주시의 정책이 꼭 같을 수는 없지만 가치와 방향, 목적이 같다면 충분히 교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괴산군을 방문해 서울시와 괴산군의 우호교류 조약을 맺었고 저녁에는 청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2019 선출직공직자 및 핵심당직자 교육연수’에도 참여했다.
이어 7일에는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시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방의회 의원 등과 식사를 같이하는 등 충북방문길에는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
반면 정작 만났어야 할 한 시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 시장이 교육연수에 참여 했다가 돌아간 후 박 시장이 행사장에 도착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바쁜 단체장들이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요일인 7일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주민들과 만나 한 시간여 이야기를 나누고 참석자들과 식사를 하는 등 시간이 부족해서 못 만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A 청주시의원은 “도시공원일몰제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자치단체장 간의 만남이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서로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만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청주시는 구룡산공원에 아파트건설 등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1, 2구역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1구역인 성화동 일원 34만 3110㎡에 1개 업체가 사업 참여를 제안한 상태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원회는 7회에 걸쳐 촛불문화제를 이어가는 등 개발 반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7일에는 시민 2만 6553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청주시에 제출하며 개발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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