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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개발위기 처한 청주 구룡산의 주인은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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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개발위기 처한 청주 구룡산의 주인은 ‘두꺼비’

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관리 600여종 서식…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

▲청주 구룡산일대 두꺼비 등 양서류 분포도.ⓒ두꺼비생태문화관

아파트 건설을 비롯한 개발위기에 처한 충북 청주시 서원구 구룡산공원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등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600여종의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청주 구룡산은 해발 164m의 작은 산이지만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서원구 개신동과 성화동, 남쪽으로는 원흥이방죽과 산남동, 동쪽으로는 매봉산과 연결돼 모충동과 수곡동을, 서쪽으로는 농촌방죽과 수자원공사를 품고 있다.

구룡산은 인근 주택과 인접해 있어 하루 5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등산로와 휴식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는 등 청주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유일한 숲이다.

그러나 구룡산의 가치는 사람의 이용가치보다 먼저 ‘두꺼비’로 대표되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점에 있다.

두꺼비생태문화관의 조사에 따르면 구룡산에는 식생 285종, 척추동물 69종, 곤충(저생식물) 116종, 어류 23종, 버섯 57종 등 모두 600여종의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천연기념물은 솔부엉이, 소쩍새, 수리부엉이, 매, 새매, 붉은배새매, 잿빛개구리매, 황조롱이 등 8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종도 조류가 수리부엉이(2급), 매(1급), 새매(2급), 붉은배새매(2급), 잿빛개구리매(2급), 황조롱이(2급), 올빼미(2급), 새호리기(2급) 등이며 양서류가 금개구리(2급), 맹꽁이(2급) 등이고 어류가 목납자루(2급) 등 모두 11종이 서식한다.

기후변화생물지표종 또한 조류에서 소쩍새, 중대백로, 제비, 해오라기, 쇠물닭, 산솔새, 왜가리 등이 있고 양서류는 북방산개구리와 청개구리, 어류는 버들개, 곤충은 연분홍실잠자리와 푸른아시아실잠자리, 식생은 자주괴불주머니, 광대나물, 큰개불알풀꽃 등 14종이 살고 있다.

한국고유종도 금개구리와 한국산개구리, 얼룩동사리, 묵납자루 등 4종이 확인됐다.
▲구룡산 원흥이방죽에서 발견된 새끼를 업은 두꺼비.ⓒ두꺼비생태문화관

무엇보다 구룡산은 멸종위기종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바꿔 줄 수 있는 신데렐라종이며 포획금지종인 두꺼비가 서식하고 있는 중요한 산이다.

현재 구룡산에는 남쪽의 두꺼비생태공원 일대와 북쪽의 성화동 농촌방죽 일대에서 두꺼비 산란이 관측되고 있다.

두꺼비는 3~4월경 고인물(방죽, 웅덩이 등 습지)에서 알을 낳은 후 유체가 된 후 다시 산으로 올라가 사는 양서류다. 주로 곤충을 잡아먹고 살며 비가 오는 날 아기두꺼비를 업고 단체로 산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꺼비생태문화관의 연도별 두꺼비 산란현황을 살펴보면 관측을 시작한 2014년 원흥이방죽 28마리와 농촌방죽 60마리, 2015년 원흥이 49마리와 농촌 70마리, 2016년 원흥이 102마리와 농촌 12마리, 2017년 원흥이 68마리와 농촌 92마리, 2018년 원흥이 37마리와 농촌 23마리, 2019년 원흥이 41마리와 농촌 128마리로 나타났다.

생태문화관 관계자는 “해마다 3월 전후 산란이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개체 수는 연도별 차이가 있는데 이는 발견하기 쉽지 않은 점도 있고 기후변화와 인근지형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두꺼비와 함께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도 6월 장마철에 산란을 하는데 구룡산 전역의 둘레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의 생태반경이 2~3km에 이르는 것으로 미뤄 구룡산 전 지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룡산 두꺼비와 사람과의 관계는 2003년 산남동 원흥이방죽에서 두꺼비 산란이 목격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산남동 개발이 시작되면서 시민단체가 ‘원흥이생명평화회의’를 구성하고 두꺼비를 지키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으며 원흥이방죽 원형보존과 두 곳의 생태통로 조성 등의 성과를 이뤘다.

구룡산의 상징이 된 두꺼비는 전국적으로 알려졌으며 2009년 두꺼비생태문화관이 지어진 후 ‘두꺼비 친구들’이 위탁 운영하면서 두꺼비를 비롯한 구룡산 생태보존을 위한 연구와 활동이 이어져 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인 2012년 7월31일 두꺼비생태공원을 방문해 “원흥이방죽을 지켜줘서 고맙다. 구룡산을 비롯한 자연생태계를 잘 보존해 달라”고 했으며 지난 5월 청주 방문길에 전달한 아이들의 손 편지에 응답하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른 구룡산공원 민간개발 문제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시는 민간공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구룡산, 매봉, 잠두봉, 새적굴, 영운, 홍골, 월명, 원봉공원 등 8개 공원을 선정하고 아파트 건설 등 개발을 추진하며 공원의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와 갈등을 겪어 왔다.
▲지난달 21일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장전공원 촛불문화제 모습.ⓒ프레시안(김종혁)

특히 청주시 중심부에 위치한 구룡산공원 개발 문제는 최근 청주시가 이 지역을 1, 2구역으로 나눠 약 4000여세대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한 가운데 1구역에만 민간개발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역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 성화동 장전공원에서 구룡산을 지키기위한 촛불문화제를 여는 등 구룡산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도시공원지키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구룡산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도심 속 생태계보고며 청주의 허파다. 산남동 개발에 이어 또 다시 개발행위가 이뤄진다면 수백여 종의 생물들이 사라질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룡산에 두꺼비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이 산다는 것은 결국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두꺼비가 사라지면 사람도 살기 어려운 나쁜 환경이 된다는 것”이라며 “만약에 개발행위를 시작한다고 해도 환경영향평가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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