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반대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이들이 '적임자'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보수 야당의 반대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박영선 장관, 김연철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5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각 장관을 발탁한 이유와 각 장관에게 앞으로 거는 기대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이 제기한 청와대의 '인사 검증 논란'을 의식한 듯 "아주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행정 능력과 정책 능력을 잘 보여달라"고 각 장관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북한 편향성'을 들어 임명에 반대한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에게는 "평생 남북 관계, 통일 정책을 연구해오셨고, 과거 남북 협정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연철 신임 장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보수 야당의 반대를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김연철 장관에게 "우리가 남북 관계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시기인데, 남북 관계만 별도로 발전하기 어렵고 북미 관계 발전과 발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남북 관계의 발전이 북미 관계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북미 관계가 진행되면 남북 관계가 더 탄력을 받는 선순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 북미 관계를 잘 조화시키면서 균형 있게 생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박영선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도 "평소 의정 활동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활동을 많이 하셨고, 그와 관련한 입법을 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해줬다. 특히 지역구에 구로디지털단지가 있어서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입장에 있기도 하다"며 역시 적임자라는 견해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박영선 장관에게 "중소기업 속에도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제조 중소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 벤처기업 이 모두가 살아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며 "각별하게 성과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이번에 취임도 하기 전에 강원도 화재 현장에서 전임 장관과 현장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국민에게 우리 정부의 재난 관리 대응 능력에 대한 믿음을 줬다"고 칭찬했다.
박양우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정부가 한동안 블랙리스트 등으로 인해 문화를 위축시켰던 면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말끔히 씻어달라"며 "그 때문에 문체부 자체가 많이 침체됐는데, 침체된 조직 분위기도 살려 달라"고 당부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는 "해운업의 위상이나 경쟁력을 되살리는 역할을 해달라"고 말하는 한편, 4.16 세월호 참사 등을 겨냥해 "국민에게 해양 안전 사고에 대한 대응 시스템에 대해 아직 충분하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해양 안전도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기 내각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인사청문회에서 우여곡절을 겪었고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들이 있어서 언론에서 한 말씀 듣고 싶어 한다"며 "장관들이 돌아가면서 소회나 소감, 각오를 밝혀달라"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한미 관계라는 세 개의 양자 관계가 긍정적으로 선순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평화가 경제라는 말을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대북 정책을 둘러싼 우리 사회 내부의 다양한 의견 차이가 화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장관은 "매우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겨주셔서 매우 어깨가 무겁다"며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새로운 경제 주체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강한 중소벤처기업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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