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통령 직속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가 출범한다. 반 전 총장은 21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각 정당에서 추천 인사를 받아 위원회를 구성할 뜻을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은 "법적 기속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 기구에서 결정을 내리면 바로 행정부 결정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미세먼지 범국가적 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을 미세먼지 대책 기구 위원장에 임명한 이유에 대해 "손학규 대표가 제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적합한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세먼지는 국내적인 문제뿐만이 아니고 중국과도 관련된 문제인데, 미세먼지 문제를 한중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는 데 반기문 전 총장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총장은 면담이 끝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저에게 중책을 맡겨준 문 대통령의 마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며 "이번에 국가적 중책을 제의받았고, 필생의 과제를 다시 전면에 실천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락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는 만큼,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접근해선 안 된다"며 "이 문제만큼은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안위만 생각하며 한마음으로 초당적, 과학적, 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한다"고도 했다. 정부 각 부처에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총리실 산하에 미세먼지 대책 기구가 있지만, 반기문 전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세먼지 범국가적 기구'는 대통령 직속으로 새로 출범한다. 반 전 총장은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제 정당과 과학계, 산업계 등 각계 분야의 인사들을 모아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야당이 추천한 인사를 포함한 범사회적 합의안이 마련되면, 이를 그대로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위원장직 수락으로 다시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반기문 전 총장은 "연목구어"라고 답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반기문 재단을 만들었는데, 정관에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김무성 의원 등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2017년 대선에서 대권 출마를 노렸다가 중간에 포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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