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몫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20일 문형배 현 부산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문형배 판사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이미선 판사는 여성 헌법재판관이라는 의미가 있다.
문형배 부장판사(1965년생, 18기)는 27년 법관 경력 동안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판사를 지낸 지역 법관이다.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후보자에 대해 "금권 선거 사범이나 뇌물 등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서는 엄벌하고, 노동 사건·아동 학대·가정 폭력 사건 등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해왔다"는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미선 판사(1970년생, 26기)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선거와 서울중앙지법에서 부패 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 21부 재판장으로 일했다. 유아 성폭력범에 대해 '술로 인한 충동적 범행이고 피해자 부모와 합의했더라도 형을 감경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실형 판결을 선고해 2009년 2월 '여성 인권 보장 디딤돌상'을 받았다. 이미선 판사가 새로 임명되면 헌법재판관 9명 중에 여성 재판관이 3명이 되고, 사상 처음으로 헌법기관에서 여성 재판관 비율이 30%를 초과하게 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지명에 대해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기 위해 성별, 연령, 지역 등을 두루 고려했다"며 "헌법재판관 지명자들이 청년 세대, 사회적 약자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기본권 보장과 헌법적 정의를 실현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치되, 국회 동의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임명되면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새 임기를 시작한 헌법재판관은 9명 중 7명이 된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건으로는 '낙태죄' 위헌 심리가 있다. 다만, 헌재는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인 4월 초에 위헌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조용호, 서기석 헌법재판관은 오는 4월 19일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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