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의원들은 이를 거부, 재추대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김 회장은 2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최근 나에게 몰리는 사퇴 압력을 받아들인다"면서 대한체육회장직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의장에 남아있던 대의원들은 김정행 부회장의 주재로 회의를 속개, 김회장의 사의를 만장일치로 거부하며 재추대를 결의했고 김 회장은 사의 표명후 불과 10분만에 "대의원들의 뜻을 알겠다"며 폐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따라서 김 회장이 사퇴 의사를 철회하고 재추대를 수락한 것인지, 아니면 계속 사퇴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인지 불투명한 상태이며, 체육회 대의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지난해 연임된 김 회장의 임기는 2005년 2월까지이다.
***'사퇴 압력' 수그러들까**
김 회장은 최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그에게 쏟아진 비난여론으로 궁지에 몰리자 이날 돌연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22일 '김동성 선수의 편파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폐막식 불참을 고려하겠다'는 선수단 입장과 달리 "성공적인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폐막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해 물의를 일으켰다.
특히 네티즌을 중심으로한 젊은 층은 그의 발언에 크게 반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쇄도했다. 김 회장이 소속된 민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비난 글이 쏟아졌으며 한 네티즌은 "민주당은 김운용을 탈당시키지 않으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3백만표가 날아갈 것"이라는 경고를 남기기도 했다. 민주당 수뇌부들은 이런 여론에 전전긍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을 둘러싼 국내외의 비리 의혹도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김 회장은 솔트레이크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과 연관돼 있으며, 아들 정훈(43)씨는 태권도협회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날 사의 표명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돌출됐고, 아직 사퇴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김 회장에 대한 비난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가 느꼈다는 '사퇴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8일 국기원에서 열린 국기원 이사회에서 김운용씨를 원장으로 재추대할 움직임을 보이자 '범태권도바로세우기연합' 회원들이 국기원 이사들의 총사퇴와 참관을 요구하며 이사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으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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