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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보잉사, 창사후 최대 위기

JSF 탈락, 군수부문 포기할 판

미국 보잉사가 사운을 걸고 도전한 미국 차세대전투기(JSF) 사업에서 26일 최종 탈락,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보잉은 이번 탈락으로 전투기 생산부문의 존립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으며, 민항기 수요 또한 9.11테러로 격감하고 있어 밑둥채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경쟁사인 록히드 마틴은 얼마 전부터 JSF 승리가 예상되면서 주가가 연초대비 43%나 오른 반면, 보잉은 50%나 급락하는 등 벌써부터 위기가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보잉은 아울러 이번 탈락으로 우리나라의 차세대전투기 선정작업에서도 사실상 탈락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경쟁사상 최고의 승리, 최대의 실패**

향후 4천억달러의 매출이 보장된 JSF 선정작업에서 26일 록히드 마틴의 승리와 보잉의 탈락이 확정되자, SA리서치의 방위산업 분석가는 이를 "지난 10년간 벌어진 미국기업경쟁사상 최고의 승리"라며 "만일 록히드가 탈락했다면 록히드의 항공산업 부문 전망을 대단히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이번 탈락으로 보잉이 절대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 등 월가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보잉의 기존 전투기 생산라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폐쇄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보잉은 그동안 JSF에 회사의 사운을 걸어왔다. 95년 미국방부가 JSF계획을 발표하자 보잉은 다음해인 96년 군항기 분야의 경쟁업체인 맥도널 더글라스사를 1백33억달러의 거액에 합병해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며 JSF 수준전에 뛰어들었다.

보잉은 이와 함께 여러 로비인맥을 동원, JSF수주 방식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는 JSF수주 비용을 낮추기 위해 '승자 독식'방식을 도입, 록히드와 보잉간의 담합을 막고 가격경쟁을 불붙였기 때문이다.

이에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본드 상원의원등이 수주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도리어 이 점이 보잉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크리스토퍼 의원의 지역구인 미주리는 보잉 전투기 생산공장이 있는 곳으로, 그의 반대는 수주전에 보잉이 자신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했기 때문이다. 보잉은 이에 벌써부터 임원진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되는 등 심각한 내분양상까지 드러내기 시작했다.

***보잉, 3만명 이상 해고 전망**

전투기 사업 부문의 고사위기에 처한 보잉은 설상가상으로 민항기 제작 부분에서도 9.11테러 창사로 최대위기를 겪고 있다. 보잉은 테러 직후인 지난 9월18일 내년까지 상업용 항공기 부문에서만 3만명 가량의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에 19만9천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보잉의 상업용 항공기 고용인력은 약 9만3천명. 전체 근로자의 3분의 1 가까이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이는 보잉이 당면한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보잉은 9.11테러의 여파로 오는 2003년까지 항공기 수주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외중에 JSF 탈락으로 보잉의 위기는 한층 증폭될 게 확실하다.
보잉의 총매출규모는 지난해 5백10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군용기 및 미사일 부문이 1백20억달러로 전체의 23% 정도를 차지하고, 군용기 및 미사일공장은 미국 각지에서 약 4만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잉의 필 콘딧 회장은 26일“이번 패배로 내년에 10억달러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며 내년말로 예정된 3만명의 감원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잉 F-15K 탈락 가능성 높아져**

한편 이번 발표후 시장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미국 차세대 전투기 수주전에서 록히드 마틴이 승자로 발표된 26일 뉴욕증시에선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전장 대비 1.93달러(3.95%) 오른 5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2.17 달러가 더 오른 53달러에 이르렀다. 반면 보잉의 주가는 2.17 달러 오른 37.68 달러에 거래되다가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4% 떨어진 2.69 달러 하락했다.

한편 이번 보잉 탈락으로 최종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의 차세대전투기(FX) 수주전에서도 보잉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보잉사가 국내 FX 사업에 내놓은 F-15K가 70년대에 나온 구형의 변형으로서 애당초 시비가 일었던 모델인 데다가, 만에 하나 한국정부가 보잉사 제품(F-15K)을 선정할 경우 "미국 차세대전투기 사업에서 밀려난 회사제품을 사다니, 한국이 고물 처리장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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