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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특권,갑질 내려 놓은 비정규직 출신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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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지방의원 특권,갑질 내려 놓은 비정규직 출신 도의원

[인터뷰] 정의당 최영심 의원 "의원갑질 폐지는 당연, 청렴은 이론교육 아닌 실천중요"

프레시안과 인터뷰중인 최영심 전북도의회의원 ⓒ프레시안

“지방의원의 특권을 버리고 의원갑질 폐지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던 약속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석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
전라북도의회 정의당 비례대표 최영심 의원이 지방정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최 의원은 6.13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당히 전북도의회에 입성했다. 함께 보조를 맞출 같은 당 소속 의원은 없지만 단기필마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 1호 정책이라 할 수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추석명절에는 도의원에게 들어오는 추석선물을 반송시키거나 미처 반송하지 못한 선물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주민센터에 기탁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최영심 전북도의회의원을 프레시안이 만나봤다.


프레시안 :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전북도 12개 출연기관을 돌면서 대상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현장에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최영심 : 정부 추진방침과 해당기관, 당사자 사이의 괴리감이 심각했다. 정부는 무기계약도 정규직이라고 하니까 기관에서의 선택 방식도 다양한데, 현장에 나가보면 굉장히 경직돼 있다.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으로만 인식하면서 정규직 전환은 굉장히 반대하고 막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정규직으로 전환돼야지 무기직으로의 전환은 맞지 않다고 얘기하는 기관은 그나마 괜찮다, 노조가 있고 뭔가를 정부의 방향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하고 있는 기관인데 그렇게 얘기하지 못하는 기관이 대부분이다.
정부방침은 고용승계인데 고용승계에 대해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 기관은 별로 없었다.
기관에서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람을 한사람이라도 더 줄일려고 한다. 그런 경우가 많다,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프레시안 : 출연기관 비정규직 대상자들과 순회간담회를 가진 이후에 개회된 의회 5분발언에서 공공기관과 대상자들이 맺은 계약서가 ‘노예계약서’나 다름없다고 폭로해서 파문이 일기도 했었다. 어떤 내용였는가?

최영심 : 비정규직을 옥죄는 방법으로 그런 계약서 작성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전북도 산하 모 기관에서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노동자인 전북의 청년들은 법령이나 계약서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어떠한 제안이나 발언을 할 수 없고 기관에서 정해주는 데로 따라야 한다"고 돼 있다. 또, "어떤 해석도 할 수 없으며 의문도 가질 수 없고, 한 번의 실수로 근무 평가가 불량으로 나온다면 회생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계약이 해지 될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돼 있었다. 이런 조건의 근로계약서가 노예계약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부모된 입장에서 내 자녀가 취업을 했는데 그 기관에서 그런 내용의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이 땅에 자녀가 그런 계약서를 쓰게 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사기업도 아닌 공공기관에서 그런 계약서를 쓰게 하고 있었다. 당시 5분 발언에서 하지 않은 가슴 아픈 얘기가 있는데, 비정규직 계약자가 연구를 통해 특허를 획득한다해도 특허권이 그 기관에 귀속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걸 읽는 순간에 마음이 많이 아팠었다. 대통령이 바뀌면서 노동정책은 어느 정도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특히 공무원들은 뭐하나 바뀐 게 없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예산 탓만 하고 있었다. 못하는 이유만 눈을 부릅뜨고 찾고 있는 것 같았다.

프레시안 : 특별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문제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었나?


최영심 : 제가 비정규직 출신이다. 아니 굳이 비정규직 출신이래서가 아니라 노동조합에도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사람들의 얘기를 누군가 들어줘야 하지 않겠나? 조합원이 아닌 그런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다양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조합 가입도 두려워서 가입도 못하고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할지도 모르는 그들이 하소연할 곳 돌파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생각였고,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었었다.

프레시안 : 어느 직종의 비정규직에 종사했었나?

최영심 : 교육청 소속 영양사로 일했었다. 학교에서 영양사로 10여년간 근무했고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지부장을 맡게 됐고 본부 일을 맡아 전임자 활동을 하다가 도의회에 들어오게 됐다.

프레시안 : 도의회 입성 첫 소감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최영심 : 도의원에 당선되고 7월2일 첫 출근을 했는데, 그때 당선자 39명이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었다. 그 자리에서 39명이 한마디씩 소감을 발표했는데 마지막 발언자로 나가서, 반가운 마지막이라면서 ‘나는 비정규직 출신인데,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고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꿈에도 꾼 적이 없었는데 정치를 하게 됐다.

프레시안 : 추석선물을 반송하고 미처 반송하지 못한 선물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일 였을텐데~

최영심 : 깊이 생각하지 않았었다. 우선은 피감기관 관계자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국회 특활비 문제나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일들이 국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같은 맥락으로 봤다. 지난 6월 25일 당선인 신분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서 지방의원 특권과 의원 갑질 폐지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때 약속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실은 오는 선물을 다 돌려보내지는 못했다. 주변에서는 이렇게 바쁠 때 반송시키면 택배 아저씨들이 얼마나 힘들겠냐고 핀잔도 줬었다. 그래서인지 한번은 집에 있을 때 택배가 왔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들고 오셨었다. 그분을 보고는 다시 가져가라는 말을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미처 반송하지 못한 선물은 모았다가 추석 후에 주민센터에 보내서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

최영심 의원 ⓒ프레시안

프레시안 : 동료의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은 없었나?

최영심 :: 다행히 요즘이 회기 중이 아니어서 일단은 의원들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는 없다. 개인 최영심 알리기 위해 안 받은 것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고 오해도 있는데 상관없다. 아마 동참의사가 있는 동료의원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년 설에는 미리 기자회견을 갖고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도 선물을 거부할 것을 제안을 하려고 한다. 행정기관에서 청렴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론교육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은 선물을 받을 수도 없고 교육감도 선언하고 받지 않는다.
(지난 6월 25일 최영심 도의원비례대표 당선자는 “정의당을 전북 제1야당으로, 미래여당으로 진화할 대안정당으로 선택해준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관광성 해외 연수 근절 ▲집행부에 대한 갑질 안하기 ▲집행부 공무원이 주관하는 접대성 회식 불참 등 모두 7가지에 대한 선언했었다)

프레시안 : 전북도의회 구성을 보면 39명 가운데 36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최 의원은 정의당 소속이고 나머지 두분은 민주평화당과 무소속이다. 일당 독주체제나 다름없다. 혼자 힘으로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롭지 않겠나?

최영심 : 도의회 들어올 때 비정규직,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고 지금도 마음에 변함이 없다. 솔직히 개원하고 석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일당독주’가 아니라 ‘일당독재’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재량사업비 관련해서도 소수 의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수당 민주당 의원들이 원하는 대로 추진되는 것 같았다. 10대 의회의 문제가 11대 의회에 들어와서도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프레시안 : 지방자치가 부활된지도 25년여가 되고 있지만, 의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도의회가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최영심 : 의원 재량사업비가 필요하다고해도 의회의 자숙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1대의회가 개원되자마자 그 얘기부터 나온 것은 문제가 있었다. 필요성에 대해서 도민들 설득하는 과정이 생략됐다. 도민들의 얘기 많이 들어야 하는데, 현재의 의회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팜 사업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몇십억원을 들여 보존가치가 높은 늪을 메워서 땅을 만들겠다는 사업인데, 늪을 메워서 까지 스마트팜사업을 해야 할 정도로 땅이 없는 정도 아니지 않는가? 아무리 국고보조사업이래도 도비와 시비가 들어가니까 연구를 해야 하는데, 국고사업은 무조건 받아야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국고지원 사업 망하는 경우 많이 보아왔지 않는가?
국고가 지원되니까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식은 이제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행부가 밀어붙이는 그런 형태의 일방적 자치행정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방향을 선회하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의회가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그게 아쉽다.

프레시안 : 전북의 고용현실이 최악의 상태이다. 일자리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최영심 :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많은 고민은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 하나를 만들어도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놀지 않고 일했어요’ 라고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는 숫자가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을 포장해서 홍보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아쉽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좋은 일자리 만들어서 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외지로 나가지 않도록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전북도민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최영심 : 정의당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들어오기까지 전북도민들의 성원과 힘이 컸다. 솔직히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부담도 된다.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고 가려고 한다. 도의원 임기 안에 도민들과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한다. 또 많은 얘기를 들으려고 한다. 힘은 약하겠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끊임없이 도전하려고 한다. 끝까지 관심가져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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