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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때리기' 경쟁하는 與 탄핵 찬성파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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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때리기' 경쟁하는 與 탄핵 찬성파 잠룡들

안철수 "李 정계은퇴"…유승민 "李-하라리 회동 망신"…한동훈 "86세력 청산"

여당인 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 대선 주자들인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이 야당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일제히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그간 탄핵 찬성 주장을 펼치며 협소해졌던 당내 지지 기반을 다시 넓히고, 조기 대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이 대표의 '대항마'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등 야5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것을 비판하며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하는 이재명 대표는 정계를 은퇴하고 재판에 전념하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약 300일 동안, 열흘에 한 번꼴로 정부 인사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인용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정부를 마비시키기만 한, 엉터리 탄핵안이란 뜻"이라고 했다.

탄핵 반대 당론을 견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의 연쇄탄핵안을 12.3 비상계엄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하는 등, 계엄·탄핵 국면에서 야당 측 책임을 부각하는 핵심 요소로 활용해왔다. 당내 비주류인 안 의원이 '이재명 때리기'를 발판으로 탄핵 반대파와의 접점 넓히기에 나선 셈이다.

안 의원은 이어서도 "민주당은 헌법 제65조가 보장한 탄핵 제도를 정치 보복 수단으로 악용했다"며 "이는 권력분립 원칙과 국회의 권한을 명백히 남용한 것으로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 제37조 제2항 기본권 제한의 과잉금지 원칙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을 위해 입법활동을 했으며 △주요 법안들을 여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처리 해왔다고 주장하며 "이재명 민주당은 지난 300일 동안 반복적이고 조직적으로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헌법을 위반했다", "그들에 의해 입헌주의는 실종되었고, 사법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은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했다.

야당의 다수 의석을 활용한 입법활동을 위헌·위법적인 '체제 파괴'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계엄 자체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 대통령 측과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주류 입장이다.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낸 것은 결국 보수 진영 지지자들에 대한 안 의원의 정치적 러브콜이라는 평이 나온다.

안 의원은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헌법재판관님들께서 지향해야 할 것은 특정 세력의 이익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칙"이라는 등, 탄핵 각하 및 기각 등을 주장하고 있는 지도부 측 입장과 발을 맞춘 메시지를 냈다.

'윤석열·이재명 동시 청산'을 주장해온 유승민 전 의원 또한 이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대표가 전날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교수와의 대담 내용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 대표 자신의 'K 엔비디아' 아이디어를 언급하며 "공산주의자라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이 대표의 엔비디아 발언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그저 경제에 대해 일자무식인 사람의 망상"이라며 "대답할 가치를 못 느꼈는지 하라리 교수는 동문서답 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잘못한 발언은 주워 담든지, 그것도 싫으면 가만 있으면 될 텐데 왜 애먼 외국인 붙잡고 편들어 달라고 떼를 쓰나"라며 "망신"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하라리 교수든 이재용 회장이든 누굴 만나는 거야 이 대표의 자유"라고 이 대표의 최근 대선 행보를 겨냥해 "하지만 사진 찍고 쇼 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뜯어먹을 생각 말고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어떻게 만들지, 미래에 청년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공부나 더 하기를 권한다"고도 했다.

한 전 대표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회의 지난 20일 연금개혁안 합의 처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청년세대에 독박씌우는 개정을 해놓고, '모처럼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칭찬받을 일을 해냈다'고 자화자찬하기 바쁜 이재명 대표는 부끄럽지 않나"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이번 연금개혁이 청년세대에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86세대는 고통 대신 이익을 받고, 그걸 위해 청년세대가 더 고통받게 된다", "86세대는 청년세대에 비해서 이미 충분히 꿀 빨지 않았나"라는 등 '86세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국면에선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을 제기하며 '86운동권 세력 청산'을 총선의 시대 과제라고 주장한 바 있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민주당과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하는 이재명 대표는 정계를 은퇴하고 재판에 전념하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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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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