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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위 마지막날…"소위원회 꾸려 선거제 논의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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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위 마지막날…"소위원회 꾸려 선거제 논의 이어가야"

민주당, '소선거구 유지' 다수 속 '대선거구제' 주장도…국민의힘, '도농복합형' 수렴 분위기

나흘 간 진행돼온 선거제 논의 국회 전원위원회가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체적으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제도를 강화하자는 취지의 주장이 많았지만, 마지막날 토론자들을 포함해 적지 않은 수는 '대선거구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도농복합형 중선거구제와 의원 정수·비례대표제 축소 주장이 주를 이뤘다. 전원위 논의가 막을 내리게 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전원위 소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정개특위로 넘겨서 선거제도 개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野, 대선거구제 통한 비례성 확대·세대 균형 회복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13일 전원위에서 "저는 지역구 127명을 대선거구에서 뽑고 지역구와 동수인 권역별 비례 127명, 전국구 비례 46명을 합성한 모델"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다만 "제 법안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소수파와 다양한 정당이 쉽게 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 어떤 다양한 모델도 환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제가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라며 "유권자가 253명의 지역구 의원을 뽑기 위해 지역구에서 정당에서 투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중대선거구제와는 전혀 다른 제도"라며 "큰 지역구에서 선거구마다 정당 득표율에 정확히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표가 거의 없고 지역 일당독식을 해소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도 "개방형 권역별 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안한다"며 "현행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17개 광역시도를 권역으로 묶어 10명 내외를 선출하는 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구에서 정당과 후보 모두를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해당 정당 의석수를 먼저 확정한 후 각 정당 당선자는 후보자별 득표순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세대 균형에 대한 민주당 이소영 의원의 문제제기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21대 국회 개원 기준으로 2, 30대 의원은 13명, 50대는 177명, 60대는 72명이다. 39세 이하 인구 비중은 40%지만 의회 내 비중은 4%"라며 "젊은 세대가 소선구제에서 대표로 선출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비례 의석을 늘려서 일부는 지역균형을 위한 권역별 비례로, 나머지는 세대 다양성, 정치적 소수자를 위한 전국 비례 의석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도농복합 선거구제·병립 비례대표제 회귀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도시에 선거구를 둔 의원들과 대도시, 수도권에 선거구를 둔 의원들의 이해가 일치되지 않는다"며 "도시가 여러개 모여 1개의 선거구를 구성하는 지역구와 골목길 하나, 아파트 단지 내 동 하나를 경계로 선거구를 갈라놓은 대도시 선거구가 동일한 방식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도농복합형 선거구제에 힘을 실었다. 이 사무총장 이전에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등 당내 주류에 속한 의원 다수도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도입 주장을 편 바 있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수도권, 대도시에 한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를 주된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비례대표제는 위성정당을 방지할 현실적 방안이 없으므로 병립형으로 하되 수도권의 대승적 결단으로 지역구 의석을 감축할 수 있다면 비수도권 의석을 추가 배정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도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를 시범으로 해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보는 것이 이상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다수 의원이 연동형이 아닌 병립형 도입으로 사실상 비례대표제의 축소를 주장한 가운데,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동서 화합형 초광역권 비례대표제 도입을 건의드린다"며 "서울·경기·인천·강원 북부 권역, 충청·경북 중부 권역, 전라도·부울경·제주 남부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비례대표를 공개형 명부로 선출하자"고 한 점은 눈길을 끌었다. 이 주장은 전날 같은 당 박형수 의원의 제안과 비슷하다.

▲13일 오전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원 정수 축소' 논쟁도 계속…與 조해진 "줄일수록 1인 권한 커져"

김기현 대표가 전원위를 앞두고 제시한 '의원 정수 축소 가이드라인'에 기초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도 계속됐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이날 "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한다. 정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의원도 "우리 당 김기현 대표께서 의원 정수 감축도 고려하자고 했으나 포퓰리즘으로 매도되고 있다. 현행 유지, 정수 축소가 민심이라면 존중되고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이원욱 의원이 이날 토론에서 "국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께서 말씀하신 국회의원 의석 30명 축소 문제 진지하게 검토하자"며 "전원위원회가 의석 10%를 줄이겠다고 결정하면 국민은 국회를 다시 볼 것"이라고 동조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원욱 의원은 그 대신 "국민들께 '싸움만 일삼는 진영 정치 극복을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 대선거구제가 필요하니 이해해 달라. 소선구제는 안 된다'고 호소하자"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의원 정수 축소론은 합당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소모적 논의다. 반정치 포퓰리즘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도 "의원 수를 줄여서 입법부 역할이 약화되면 누가 가장 좋아나하?"라며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시행령을 만들어 이리저리 빠져나가고 있는 행정부, 각종 이권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 많은 관료들 누가 견제하나? 약자를 위한 기능이 약화되면 대기업을 누가 견제하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수 축소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을 줄이는 게 국민 정서로 맞다는 것은 국회, 정치권, 정당이 국민 기대에 부합 못하고 실망를 끼치기 때문"이라며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로 (의원 수를) 줄일수록 국회의원 1명이 가진 권한은 훨씬 더 커진다. 어떻게 하면 '국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이성적 논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승자독식을 깨고 국민 표 한 표, 한 표가 골고루 국회의원 당선에 반영되게 하는 표의 등가성, 비례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상적으로 보면 연동형이 가장 바람직한데, 그걸 실현하려면 비례 의석을 늘려야 되고 어떻게 보면 전체 국회 의석 자체를 늘려야 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면서 "독일 같은 경우가 연동형으로 성공한 사례인데 거기는 비례가 거의 지역구하고 (숫자가) 똑같다"고 했다. 

전원위 이후는? 민주당 "전원위 소위 제안" vs 국민의힘 "정개특위서 논의"

전원위 마지막날을 맞아 이후로도 선거제 개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회의장 안팎에서 분출됐다. 조해진 의원은 "지난 사흘 동안은 각 의원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선거구제 안이 토론을 통해서 백가쟁명식으로 제시가 되었다"며 "각 의원들이 생각하는 의견들이 충분히 표출되는 과정은 불가피하고, 이후에 그것을 정리하고 수렴하고 좁혀서 최종적으로 하나의 안으로 합의하고 법제화해서 선거를 치러야 된다. 지금은 그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전날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이 전원위 논의에 회의감을 표출한 데 대해 "그렇지 않다. 어제 안 의원이 제 옆자리에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하시길래 제가 보는 이번 사흘 동안에 전원위원회에 대한 소감을 말씀드렸다"며 "정말 저는 놀랐다. 제가 12년째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회에서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 본회의 대정부질문이나 자유발언 때 의석에 거의 없는 것에 비하면 이번 전원위 때 자리 지킨 의원들은 굉장히 많은 것이고, 토론할 때 서로 야유하고 비방하고 고함지르고 이게 일상적으로 봐온 장면인데 사흘 동안 정말 차분하게 각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또 무엇보다도 각 당 안에서 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당론 없이) 말하는 건 저는 처음 봤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원위는 연극으로 치면 서막이지 피날레가 아니다"라며 "이걸(전원위 논의) 바탕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로 넘어가서 협상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중론을 기초로 해서 당론도 만드로 합의안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이날 전원위 토론에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합의된 선거제도를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며 "오늘 이후 각 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민심을 온전히 반영하는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전원위 논의를 이어가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논의만 했다는 것으로 기록에 남겨서는 안 될 일"이라며 "결론을 내야 하고, 전원위에서 소위를 빨리 구성해 단일안이든 두세 개 안이든 법안을 만들어 본회의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전원위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 외부 인사로 구성된 공론위원회를 구성해 시한을 정해놓고 논의해 결론을 내는 것이 합당하다. 그것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 것을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당 원내지도부 의견은 갈리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원위 후 연 의원총회에서 "여당에 (전원위) 소위를 구성하자고 요청해 놨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은 여기에 대해 지도부와 좀 더 상의할 참인 모양"이라며 "저희로서는 오늘 전원위 마지막 회의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일정이) 종료되기 전에 소위에 대해 합의해 발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간 100여 명 의원들이 제안한 의견 중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빼고 잘 정리해서 향후 전원위 소위에서 좀 더 의견을 압축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최소한 다음에 원내지도부건 양당 간에건 정치적 협상을 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로 가동해 보자는 의견을 (김진표) 의장이 내주셔서 동의했고, 지금 정부·여당에 제안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전원위 소위보다는 국회 정개특위를 통한 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개특위가 4월말 만료된다. 그래서 민주당과 협의해서 기간을 연장해 논의를 이갈 생각"이라며 "정개특위 간사 간에 협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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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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