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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제비' 출신 지성호 소신발언 "비례대표 폐지? 초가삼간 태우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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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제비' 출신 지성호 소신발언 "비례대표 폐지? 초가삼간 태우면 안 돼"

여당 내 '비례대표 폐지' 흐름에도 "비례대표, 실보다 득이 큰 제도"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이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 '정치적 약자 대표'와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례대표 후보 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은 민주적 절차를 강화해 해결하면 된다고도 했다. 지 의원은 '전국단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한정해서 주장을 펼쳤으나, 그의 발언 내용은 병립형·연동형을 막론한 비례대표 제도의 본질적 의의를 짚은 것이었다. 특히 탈북자로 '꽃제비' 출신으로 알려진 그가 대한민국 헌법 제도인 비례대표제의 핵심을 꿰뚫은 주장을 펼친 장면은, 여당 내에서 판검사·경찰 고위직 등 엘리트 출신 의원들이 앞장서서 '비례대표제 축소·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잔잔한 울림을 줬다. 

지 의원은 11일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전국 단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 의원은 먼저 "다수 의견으로 논의되고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 유권자의 투표가 의회 구성에 불비례적으로 반영되는 현상을 해소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필연적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게 지역성을 부과해 기존 비례대표제가 가진 특정 계층, 직능, 연령, 젠더를 대변하는 장점을 일부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주로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 의원은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을 겨냥해 "우리 국회가 지켜온 합의에 의한 선거법 처리가 무시된 채 (입법이) 진행돼 한국 정치의 퇴행을 불러왔다. 취지와 다르게 위성 정당이 탄생돼 유권자의 표와 의회 구성의 비례성을 악화시키고 거대 양당제를 고착화하는 결과를 만들었다"며 "따라서 20대 총선까지 채택했던 전국 병립형 비례대표제제를 다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 의원은 이어 "전국 비례대표제의 이점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전문적이고 참신한 인물, 그리고 소외 계층의 당선 가능성을 확대해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둘째, 지역주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전국 비례대표제는 기성 정치인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은 적지만 특정 계층, 직능, 연령, 젠더 등의 전문성을 가진 인물들이 우회해서 각 분야의 유권자를 대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국방, 안보, 농업, 노동, 의료, 체육, 보훈, 미용, 시민단체 등 각계를 대표하는 훌륭한 비례대표 의원님들이 계신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비례대표제의 장점에 대해 "비례대표제가 없는 선거 지형이라면 결코 대변받을 수 없었을 유권자들이 대변을 받게 되었고, 원내에 진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각계의 정치 신인들이 등장할 수 있었다"며 "또한 유권자들이 후보자 명단을 보고 정당이 어떤 정책 방향을 추구하는지 그 정체성을 판단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 의원은 또 "기존 폐쇄형 정당명부제는 국민적 불신을 일으킨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며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있더라도 공천 명부의 상위권에 지명될 경우 국민의 의사와 관계 없이 당선된다는 것, 유권자가 아니라 공천권을 행사하는 인물에만 충성하는 계파 정치를 양산한다는 것 등이었다"고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합의를 통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간다면 전국 비례대표제는 실보다 그 득이 훨씬 큰 제도"라고 강조했다.

지 의원은 "전국 단위 비례대표가 아니라면 누가 통일을 준비하고 독재정권에서 고통받은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나?"라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모든 비례대표 의원님께서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 단점과 부작용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나가야지 초가삼간을 태우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준비하고 소수 약자 집단과 개혁의 다양한 목소리가 의회에 전달되며 의회의 전문성을 높이는 전국 정당 비례대표제가 계속될 수 있도록 깊이 헤아려주시기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자료사진). ⓒ지성호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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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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