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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힘없이 2500선도 무너져…원화환율은 1300원선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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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힘없이 2500선도 무너져…원화환율은 1300원선 육박

글로벌 물가 타격 여파 14일도 지속…가상자산 시장도 붕괴

미국의 물가 급등 공포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의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진 2500선이 무너졌다. 가상자산 시장도 붕괴하는 모습을 보였다.

14일 국내 증권 거래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54(0.46%) 하락한 2492.97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의 대폭락세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이날도 개장과 동시에 이어진 하락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 종가가 2400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1월 13일(2493.87)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기관이 1947억 원 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하락세를 돌리지 못했다. 외국인이 2761억 원 순매도에 나서며 장을 이탈했다. 개인은 387억 원 순매수를 보였다. 개인은 장 중반까지 순매도세를 보였으나, 후반 들어 매수 규모를 늘렸다.

전날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넘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미국 증시가 무너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 전체가 강한 영향력을 받았다. 이날 증시도 그 같은 흐름이 연장되는 모습을 보였다.

원화 약세도 이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오른 1286.4원을 기록했다. 장중 1290원 선이 뚫리는 등 원화 가치 흐름은 이제 달러당 1300원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채권가격 하락세도 이어졌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7.03%(0.23%포인트) 오른 3.51%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이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아예 일각에서는 기존 전망을 넘어 FOMC가 한꺼번에 기준금리 1%포인트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이날 제기됐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식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노트에서 "연준이 100bp(1.00%포인트)를 인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예상보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워낙 강해 시중 유동성을 강력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론이 지배적인 모습이다.

앞서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76.05(2.79%) 하락한 3만516.7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루 500포인트 이상의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나스닥지수는 5% 가까이 급락했고 S&P500 지수도 4%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식이 미 증시를 흔들고, 이어 그 여파가 국내 증시에 나타난 모습이 이날도 고스란히 재현된 셈이다.

이미 지구적 차원으로 나타나는 물가 급등세의 여파에 미국 연준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에 위기감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미 달러화 가치는 근래들어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다른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통화지수가 이날 0.6% 올라 105.04를 기록해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 달러화 가치 상승은 지금으로서는 국내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세가 다른 경쟁 통화(위안, 엔) 하락세와 맞물리는 데다, 글로벌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4월 국내 경상수지가 8000만 달러 적자를 봤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0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흑자 행진이 딱 24개월 만에 끝났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 떨어진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4원 오른 1,286.4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5.19p(0.63%) 내린 823.58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당장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림에 따라 이날 국내 경제 당국은 시장 심리 관리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여의도 본원에서 가진 첫 임원회의에서 "외환시장과 단기금융시장 등 취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의 주요 위험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시장에서 '심리적 과민반응'으로 인해 (투매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해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조치를 취할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화 약세를 용인하기 힘든 마당에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 역진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은행도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기업 대출 부담 증가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특히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국내 경제에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뾰족한 묘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위기가 지속되는 모습이 당분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금융시장의 약세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전이됐다.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보면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0.94% 하락한 2만2542.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도 7.21% 하락한 1229.04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10시경에는 2만1000달러대까지 내려갔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100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2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한때 7만 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가격이 2년 전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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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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