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인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이 화염 속에서 우리 곁을 또 허망하게 떠났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2년 10월 31일.
그 때도 우리는 이날처럼 같은 곳, 같은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만 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대웅전 화재는 실화도 아닌 방화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고, 방화라는 사실 속에 3개월 된 예비승려의 손에 잿더미가 됐다는 상황이 우리 모두를 화나게했다.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대웅전을 코 앞에서 손을 쓸 수 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소방대원들의 무너진 가슴은 더욱 타 들어갔다.
내장사 대웅전의 화재 2시간 30분을 시간별로 재구성해봤다.
5일 오후 6시 37분 : 신고접수 및 출동
▶오후 6시 38분 : 유관기관 통보(전북도 재난상황실, 전북도 문화유산과, 한전 등)
▶오후 6시 39분 : 전북경찰청 112상황실에 방화범인 승려 신고전화(내장사 안 대웅전에 불이 붙었다. 일부러 냈다)
▶오후 6시 48분 : 중앙119구조본부 공동대응 요청
▶오후 6시 50분 : 대응 1단계 발령
▶오후 6시 55분 : 본부장 지시사항 전파(인명구조, 안전사고 방지, 문화재 방출 등)
▶오후 6시 57분 : 선착대 현장도착
▶오후 7시 06분 : 지휘차 현장도착(지휘권 선언)
▶오후 7시 53분 : 초진
▶오후 7시 53분 : 대응 1단계 해제
▶오후 9시 10분 : 완진 후 붕괴로 잿더미
▷방화범 승려 현장서 경찰에 체포 후 연행·조사(진화 과정서 경찰이 승려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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