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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도 버린 '안철수의 생각'?...공정경제3법 반대하며 '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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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도 버린 '안철수의 생각'?...공정경제3법 반대하며 '우클릭'

'공정경제 3법' 반대파 안철수, 국민의힘과 한자리에

제1야당 국민의힘 내에서 '공정경제 3법'을 놓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반대파 의원들 사이에 긴장감이 형성된 가운데, 당 중진의원들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초청 강연 행사에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3선 중진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은 23일 오전 안 대표를 연사로 불러 '야권 혁신'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주호영 원내대표(5선)와 권성동·김기현·이명수·홍문표(이상 4선) 의원, 박성중·송석준·이만희·이철규(이상 재선) 등이 참석했다. 초선 그룹에서는 김승수·백종헌·엄태영·윤희숙·이주환·허은아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무소속 윤상현(4선) 의원도 참석했다.

참석자 중 눈길을 끈 이는 토론회 주최자인 장 의원과 주 원내대표였다. 장 의원은 당내에서는 드물게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김 위원장 입장에 찬동하는 쪽이지만, 그간 비대위 운영 방식 등을 놓고는 김 위원장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반대로 주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 운영 면에서는 김 위원장과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지만,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김 위원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이며 특히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소관 상임위원·간사들 의견을 총괄 조율해 정기국회 원내 전략을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국민의당과의 중도-보수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소극적인 입장인 반면, 주 원내대표는 비교적 우호적인 언행을 보여왔다. 지난달 말 "(국민의당과) 같이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의견을 밝혔다. 이제는 안 대표의 선택에 달렸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장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연사인 안 대표를 소개하며 "안 대표가 정치권에 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계속 새로운 이미지를 갖는 원천이 뭔지 알고 싶었다"고 치켜세우며 "다음 대선을 바라볼 때, 중도 진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안 대표를 배제하고 논의할 수 없다. 앞으로 야권이 정치적 연대를 통해 함께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정작 강연에서 안 대표는 야권연대 전망에 대해 "지금은 어떤 선거 준비나 통합·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 된다"며 "지금 해야 하는 일은 (야권에) 관심을 끊은 사람들이 관심을 돌리게 하는 것이고, 그 길은 혁신경쟁"이라고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전방위적으로 비난하며 "정권교체밖에 답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지금 (야권이)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가 경제민주화를 중점적으로 내세운 정강정책 개정에 이어 공정경제 3법 추진에 동조하고 나선 데 대해 당 내에서 불편한 반응이 있고, 김 위원장 특유의 카리스마적 당 지도 방식에 대해서도 '의원들과 소통이 부족하다', '비대위를 TF처럼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여서 이날 회동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끌었다.

미래통합당 시절부터 당내 주류였던 재선 이상 의원들도 내년 보궐선거나 2022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종전의 '강경보수' 노선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도로의 확장을 해나가야 한다는 총론에는 일정한 공감대가 있지만, 그 각론으로 제시된 '김종인식 경제민주화', '김종인 리더십'에는 거부 반응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안 대표와의 통합·연대가 이들 일부에 의해 '친(親)중도 비(非)김종인'이라는 대안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안 대표는 최근 공정경제 3법을 놓고 김 위원장과 충돌하고 있다. 그는 전날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돈을 번 적도, 세금을 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경제 정책을 주도한 탓",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았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이어, 이날도 비판적인 언급을 했다.

안 대표는 토론회 후 취재진과 만나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정치하기 전부터 현장에서 직접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면서 한국 경제의 규제 문제를 피부로 느끼며 살았다"며 "이번에 발의한 법들을 보면, 시장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공정하게 만들기보다 기업 지배구조에 변화를 줘서 공정한 시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기업 지배구조를 변화시켜서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부분은 전체 중에서 굉장히 작은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가 변화되면 과연 공정한 시장이 만들어질 것인가?"라며 "시장 불공정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일들과, 정부가 지나치게 관치경제나 금융에 간섭하지 않는 것들을 먼저 해야 하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과거의 '삼성 동물원' 발언이나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주장, "가공 자본을 만드는 순환출자"의 "단호한 철폐", 재벌의 중소기업 착취 관행 및 지배구조 문제 해소 등 <안철수의 생각>에 담긴 주장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연일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 대표의 <한국경제> 인터뷰 내용을 취재진에게 전해듣고는 "(안 대표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자유시장경제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시장을) 내버려 두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나름대로 생각을 하는 것이고 그 사람들(국민의당)은 그 사람들 나름의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꼭 정책연대를 이어나갈 당위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호남 지역에 제2의 지역구를 갖자는 취지의 '호남 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주관하는 등 당 혁신·확장 행보를 이어나갔다. 김 위원장은 행사에서 "총선에서 (옛) 미래통합당은 호남 지역에서 단 1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당선이 문제가 아니라 후보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며 "전국정당으로서 집권을 지향하는 당이 어느 (한) 지역을 포기하고 전 국민에 실망감을 드렸다", "호남뿐 아니라 전 국민에 실망감을 줬다"고 자성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지난 20일로 예정됐던 새 당색·로고 발표가 사흘째 연기되고 있는 데 대해 "염려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새 당색은 "빨간색·흰색·파란색"의 조합이 될 것이라며 "(기존 안의) 노란색을 빼고 흰색으로 바꿨다. 원래 내가 흰색으로 정했던 것인데 여러 사람이 노란색을 얘기해서 검토해 봤지만 거부 반응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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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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