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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주몽'은 길몽일까, 흉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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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주몽'은 길몽일까, 흉몽일까?

[최재천의 책갈피] <신실크로드와 중국의 아시안 드림>

"2014년 5월 23일 아침, 67세의 여인이 택시를 타고 베트남 대통령궁 앞에 도착했다. 1975년 4월, 베트남전이 종료된 바로 그 현장에서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경비병들이 달려들었지만, 이미 사망한 후였다. 경찰은 시신 옆에서 '중국의 침략 계획을 박살내기 위해 단결하자'는 플래카드를 발견했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대학에서 '일대일로'에 대해 연설했다. 고대의 실크로드를 언급하며 ‘중국몽(中國夢)’에 잠긴 듯했다. "그 시대를 뒤돌아보면 낙타에 매달린 방울 소리가 산악지대에 울려 퍼지는 것이 들려오고 사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이 눈앞에 보이는 듯합니다."

중국을 둘러싼 중앙아시아와 메콩강 하류, 벵골만, 인도양, 남중국해의 여러 나라들은 중국의 호수인가, 앞마당인가. 마치 카리브해와 중남미가 미국에 그러하듯. 2016년 1월, 시 주석은 반중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베트남 국회에서 연설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같은 강물(메콩강)의 물을 함께 마십니다. … 중국과 베트남은 동지애와 형제애를 향유합니다."

"중국의 관점에서 보면, 남중국해를 거대한 중국의 호수로 만드는 일은 매우 훌륭한 감각에 속한다고 확신한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의 말이다.

"2030년에는 우리 모두가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중국어로 말하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키르기스스탄에 떠도는 중국인들에 대한 농담이다.

중앙아시아 연구가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 지역에 점증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감은 "의도하지 않은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미 국방성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이후 남중국해에 3000에이커 이상의 인공 섬들을 조성해 왔다. 2014년과 2015년에만 일곱 개의 새로운 섬들을 건설했다.

중국은 '중국몽'을 넘어 '아시안 드림'을 꿈꾼다. 근 현세 치욕의 역사를 겪은 중국으로서는 오직 '아시안 드림'만이 중국의 품위와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하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은 '윈윈'을 이야기하지만, 중국과 주변 국가의 공동이익이 아닌 중국만을 위한 이중의 승리라면, 아시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주몽(亚洲梦)'은 길몽일까, 악몽일까.

저자 톰 밀러는 계간경제지 <차이나 이코노믹 쿼털리>의 주필이다. 한국판 제목은 <신실크로드와 중국의 아시안 드림>(권영교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이지만 원제는 '중국의 아주몽'이다. 원제가 더 정직하다.

▲ <신실크로드와 중국의 아시안 드림>(톰 밀러 지음, 권영교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시그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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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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