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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나폴레옹의 말에, 시진핑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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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나폴레옹의 말에, 시진핑이 답했다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

"잠들어 있는 사자를 깨우지 마라. 사자가 깨어나는 순간 온 세상이 흔들릴 테니." 1817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지도에서 중국을 가리키며 말했다.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 평화롭고, 온순하며, 문명적인 사자다(中国这头狮子已经醒了,但这是一只和平的、可亲的、文明的狮子.)" 2014년 3월, 시진핑 주석의 중국·프랑스 수교 50주년 기념 연설이다.

중국을 이해하는 방식을 단순화하려는 것은 어리석고, 위험한 일이다. 오랜 역사와 드넓은 땅과 다양한 민족으로 이뤄진 중국은 수만의 얼굴을 지녔기 때문이다. "30년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선전(深圳)을 보고 1000년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베이징을 보고 3000년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시안을 보라."

방편의 하나로 연세대 중국연구원의 전문연구원 이유진은 중국 역대 도읍지의 역사를 택했다.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메디치 펴냄)는 중국 이해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시안, 뤄양, 카이펑, 항저우, 난징,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를 탐색한다.

이 중에서 시안이 맨 먼저고, 분량도 제일 많다. 시안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왕조가 도읍했던 곳. 무왕이 상나라를 멸하고 주나라를 세운 이후 3000년 중국 역사를 알고자 한다면 시안을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늘날 시안은 시 주석에게는 '고향 외교'로는 최적의 무대다.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이 시안에서 66㎞ 떨어진 푸핑(阜平)현 출신인 덕분에, 시 주석은 시안을 자신의 고향으로 소개하며 고향 외교술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을 첫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베이징이 아닌 시안을 먼저 찾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시안은 중국 공산당 '당장'에까지 삽입된 시 주석의 핵심정책인 일대일로 국제협력과도 직결된다. 일대일로의 역사적 뿌리인 실크로드는 오늘날의 시안, 옛 지명으로는 장안이 출발점이다.

<실크로드: 장안-천산(天山) 회랑 노선망>이 2014년 6월 중국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과 공동으로 신청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실크로드 유산 가운데 중국 구간의 정식 명칭이다. 이렇듯 책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중국인의 영광과 고난을 이야기하고 역사의 교훈을 현재화한다.

"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의관을 바로잡을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천하의 흥망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 (당 태종)

▲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이유진 지음, 메디치 펴냄) ⓒ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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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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