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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수장학회는 '장물'…소유자가 정권까지 잡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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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수장학회는 '장물'…소유자가 정권까지 잡겠다니"

커지는 부산일보 사태…야당 "박근혜, 부산일보 사태 책임져야"

지난달 30일 신문 발행이 중단됐던 <부산일보> 사태가 커지고 있다. <부산일보>는 자사 기자들이 정수장학회 지분과 관계된 자사 문제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려고 하자 사측이 인쇄를 거부해 신문 발행이 중단됐었다. 문제는 이 사태의 배후에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는 것.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재단(정수장학회)은 5.16 쿠테타 직후인 1962년 사업가 김지태 씨(삼화고무 회장)가 소유하고 있는 '부일장학회'를 사실상 군사정권이 강탈했던 '5.16 장학회'가 그 전신이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과 부인(육영수)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문제는 박근혜 의원이 지난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는 등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다. 박 의원 측은 현재 정수재단이 박 의원이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현 최필립 이사장은 유신시절 자신의 의전·공보비서관을 지낸 최측근이다.

때문에 야당들은 "박 의원이 정수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아직도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사실상 소유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에서 2차례나 국가기관을 통해 정수재단 문제에 대해 "부일장학회는 5.16 군사쿠테타 세력에 의해 강제헌납됐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이 새삼 강조되면서 당시에도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박근혜 의원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지난 2005년 "부일장학회 헌납사건은 당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의 언론장악 의도에 의해 발생했고 박 의장의 지시로 중앙정보부가 재산헌납을 강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정치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던졌다.

이어 대통령 직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2007년 정수정학회의 강제 헌납 사실을 재차 확인하면서 "장수장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국가에 원상회복토록 하고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가가 직접 원소유주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또 부산일보, MBC, 부산MBC 등 언론 3사를 강제헌납하게 한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에 의해 내려진 결정이지만 강제할 방법은 없는 '권고'를 정수장학회 측은 철저히 무시했다.

따라서 박 의원이 정수장학회 문제를 정리할 의지가 있었다면 진작에 정리할 수 있었으며, 직접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에서 정수장학회가 국가기관에 의해 내려진 결정을 거부하는 것을 방조했다고 보여진다. 박 의원이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있던 지난 2005년 당시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이 박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정수재단과 고리를 완전히 끊고 재단 개혁이 나서달라"고 읍소한 일도 있다.

이런 점에서 작금의 <부산일보> 사태는 박 의원에게 분명 '악재'다. 부친이 한 일이기는 하나 군사정권의 '장물'인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지금까지 끌어온 박 의원의 태도는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15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사회환원한 일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2일 노무현 재단은 논평을 내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박 의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노무현 재단은 "노 대통령은 부일장학회 강탈이 명백한 범죄행위로 규명됐음에도 반환이행 조치 등이 권고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결과를 매우 안타까워했다"며 밝혔다. 이어 "이를 두고 '군사정권은 남의 재산을 강탈할 권한을 마구 휘둘렀는데, 민주정부는 그 장물을 되돌려줄 권한이 없었다. 장물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소유자가 정권까지 잡겠다고 했다. 그런 상황까지 받아들이자니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고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박 의원이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한나라당 대선 경선 주자로 나섰던 것에 대한 비판이다. 공교롭게 노 전 대통령은 학창시절 '부일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아 부산상고에 진학하게 된 인연도 있었다.

노무현 재단은 "이제라도 정수장학회는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진실화해위원회 권고조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하루 빨리 강탈된 재산을 반환하고,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언론사 지분 역시 사회적으로 환원하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표의 결단이 요구된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해서라도 박 전 대표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조속히 정리하고, 재산의 사회환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야당들도 일제히 논평을 내고 박 의원이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도 1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의원은 2005년 정수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아직도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실상 소유자로서 언론자유를 짓밟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노조와 편집국의 노력으로 일단 발행이 재개되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에 대한 실효적 지배관계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부산일보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도 1일 논평을 내고 "결국 부산일보 발행 중단 사태를 해결하는 열쇠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있다"며 "권력으로부터 독립은 언론 자유의 핵심이며 또 민주적 상식에 속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러한 민주적 상식을 지키는 정치인이 맞다면, 속히 정수재단의 부산일보 소유를 포기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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