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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노조 “박정희 그림자, 기필코 지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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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노조 “박정희 그림자, 기필코 지우겠다”

주총 앞두고 상경시위 이어 ‘재단개혁’ 현수막 게시

부산일보 구성원들이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조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대표인 박근혜 이사장의 퇴진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기회에 대주주인 정수장학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말끔히 지우겠다는 결연한 의지까지 표명하고 있다.

***노조 “근본개혁 없는 한 새 이사장은 꼭두각시”**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위원장 김승일)는 지난 21일부터 1주일 동안을 부산일보 개혁 집중기간으로 선정, 상경시위와 본사 외벽 현수막 설치 등의 재단개혁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일보지부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재단개혁을 촉구하는 1인 상경시위를 벌인데 이어, 22에는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정수장학회 현 이사진 총사퇴 △개혁적 이사장 선임 △투명한 재단운영 △부산일보 임원 인사권 환수 등을 촉구했다.

또, 22일 오전에는 부산일보 본사 사옥 외벽에 ‘정수장학회, 이젠 바꿔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부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일보가 내부 문제를 이유로 사옥 외벽에 현수막을 내걸기는 지난 88년 노조의 총파업 이후 17년만의 일이다.

이에 앞서 부산일보지부는 지난 4일 본사 내부에 재단개혁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부착했는가 하면, 18일에는 박 이사장 앞으로 편지글을 보내 재단개혁을 주제로 한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부산일보지부측은 “박 이사장이 지난 3일 이사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재단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새 이사장은 물론 부산일보 경영진 또한 ‘꼭두각시’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부산일보가 더 이상 편향 의혹을 받지 않는 신문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수장학회가 정치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명실상부한 공익법인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관련보도·현수막 게시 두고 곳곳서 마찰 빚기도**

한편 노조측이 재단개혁 투쟁을 본격화하면서 곳곳에서 회사측과의 마찰도 불거지고 있다. 회사측은 “박 이사장이 사의표명을 한 마당에 우선 주총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며 “노조의 재단 관련 투쟁은 정당한 노조활동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측은 22일 사옥 외벽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과 관련해 “노조가 옥외에 주장을 담은 내용물을 게시하는 것은 노사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를 거부했다가 노조측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회사측은 또, 노조의 상경시위에 대해서도 “박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실제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것이 맞다”며 노조측의 지면 보도요구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김승일 부산일보지부 위원장은 “박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내놓는다고 해도 재단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부산일보의 보도는 언제나 외부로부터 의심의 눈초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회사측은 지금 시점에서 40여년 동안 부산일보와 정수장학회를 지배해온 박정희 정권의 그림자를 깨끗이 거둬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어야 하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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