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안철수 출마하면 야권분열'…25%로 이길 수 있다"

김진표 "안철수는 야권 후보…외부인사도 함께 경선하자"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자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우리나라의 전체 정치 상황에서 안철수 씨 본인의 의사와 관련없이 결국 범야권후보의 하나가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2일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출마설에 이같이 말하며 "본인이 (안철수연구소를 통해 출마를)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가 부인하는 글을 내렸다. 이게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가 출마 의지를 갖고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며, 안 교수의 성향을 '야권 후보'로 규정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박원순 씨는 우리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된 적이 있었고 박원순 씨 뿐 아니라 저는 안철수 씨도 좋은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당에도 이미 선언한 천정배 의원, 원혜영 의원, 박영선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등 좋은 후보들이 있다. 이 분들이 모두 다 함께 참여해서 국민들 보기에 아름답고 치열한 경선, 투명한 경선을 보여주셔서 멋있는 정치를 해주셨으면 하는게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는 '당내 경선+야권 통합 경선'의 동시 진행, 즉 '투트랙' 방식을 주장하며 외부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손학규 대표 입장이 녹아있다.

그러나 의원직 사퇴서를 던진 천정배 최고위원의 경우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안철수 교수, 야권 통합후보에 참여할 만한 훌륭한 후보다.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는 "당내 경선이 먼저고 그 다음 통합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외부 인사가 나오더라도 민주당만의 후보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후보 정리' 분위기도 엿보인다. 한명숙 전 총리가 나설 경우 원혜영, 박영선 의원 등이 접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나라 "안철수 나오면 우리가 이길수 있다"

야권에서 서울시장 후보 논의가 '백가쟁명'식으로 진행되는 상황이지만, 한나라당은 일단 침착하게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한 핵심 당직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저 쪽(민주당) 후보가 정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안철수 씨가 나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철수-민주당 후보-한나라당 후보의 3자 구도로 가면 야권 표가 분열돼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또 다른 한나라당 의원은 "안철수 씨가 나와 야권이 분열되면 주민투표 때 얻은 25.7%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 서울지역 의원은 "안철수 씨가 당장 닥친 선거에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정치는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안 교수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잡는 분위기도 있는 것.

안 교수 출마 여부를 떠나 한나라당의 문제는 따로 있다. "안철수 원장이나 박원순 변호사가 나오면 한나라당 후보의 컨셉은 어때야 하느냐"는 질문에 복수의 전략통들은 "지금 저쪽 걱정할 때냐? 우리 후보도 없는데, 사람이 있어야 컨셉이고 뭐고 정할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