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에서 불과 4900억 여 원을 삭감한 309조 567억 원 규모다. 총 95석으로 한나라당을 저지하려다 실패한 민주당 등 야4당 의원들은 "청와대 명령에 의한 날치기"라며 한나라당을 맹비난했다.
이로써 올 한해 내내 논란을 빚었던 4대강 사업 예산 등은 2000억 원 가량 줄었을 뿐 청와대의 의도대로 거의 삭감되지 않은 채 통과됐다. 특히 4대강 사업 핵심인 보와 준설 예산은 건드리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서 수차례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달라"고 한나라당을 독려해 왔다.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 발길질 속 새해 예산안 '날치기'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4시 경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 30여 명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대부분 초선인 30여 명의 의원들이 국회 의장석 왼편에서 "으쌰" 구호와 함께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의장석 오른편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내렸다.
▲ 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 속에서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이 한나라당 의원 3~4명에 붙들려 끌려 나오기 시작했고, 한나라당 이두아, 김소남, 손숙미 의원이 최영희 의원을 끌어내려고 하자, 최 의원이 저항을 하며 주저앉았다. 그러자 이은재 의원이 최 의원의 가슴을 향해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어어" 하는 소리를 내며 잠시 멈칫하기도 했다.
최 의원을 끌어내자 배은희, 박영아 의원 등이 합세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손대지 마"라고 저항했지만 한나라당 여성 의원 4~5명은 "밀어버려"를 외치며 이 의원을 단상 밖으로 굴려 내렸다. 권영길 의원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사람을 패대기 치는 게 어디있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때문에 몸싸움 하던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이 80여 명은 뒤엉킨 채 싸움을 멈추고 이 대표가 고성을 지르며 끌려나가는 상황을 주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결국 실신한 채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에 의해 들것으로 실려나갔다. 한나라당은 고성과 욕설 속에서 정의화 부의장을 단상으로 보내는 '작전'을 시작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과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멱살잡이를 했고,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의장석 단상 위로 올라가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에이 더러운 놈의 새끼들. 이제 그만하자", "이명박 똘마니", "사찰 당해도 말한마디 못하는 당", "부끄러운 줄 알아라", "지랄 하네", "권력의 개가 됐느냐" 등 의 막말과 욕설도 나왔다.
결국 30분 만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을 모두 끌어냈다. 박희태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위임받은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부의장이 4시 30분 경 의장석에 앉았다. 정 부의장 주변으로 경위들 30여 명이 둘러쌌고, 밖으로 밀려난 민주당은 "청와대 거수기 한나라당을 규탄한다", "안보 무능 경제 무능 MB정권 심판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오늘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만행과 폭행을 자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말조심하라", "헌법을 무시한 게 누구냐"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4시 45분 경 정의화 부의장은 개의를 선포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어떻게 MB의 하수인이 될 수 있느냐", "개의하면 안된다"는 항의가 난무하는 속에서 UAE 특전사 파병안, 4대강 친수구역특별법, 임투세액공제 연장 등 총 25개의 법안 및 예산부수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몸싸움은 물론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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