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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사업 정말 하려는 것인지 의심"

창원시 15일 현장투자설명회 개최 ... 참가 업체들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

경남 창원시(시장 안상수)가 추진중인 ‘진해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대해 민간투자 희망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창원시는 15일 진해구민회관 체육관에서 민간투자 희망업체 16곳을 대상으로 현장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들은 사업 설명회 내용 자체가 현실성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되는 논란들에 대해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창원시가 15일 진해구민회관 체육관에서 개최한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사업 현장투자설명회. 국내 민간투자 희망업체 16곳이 참가했으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변진성 기자

가장 먼저 지적된 문제는 주차장 부지와 수용 차량 규모이다. 창원시는 500여대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1,000대 규모가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는 “군항제 기간 주말에 40만 명 정도가 몰리는데, 외부에서 진해로 들어올 수 있는 도로가 3곳밖에 없어 교통체증이 극심하다”며 “케이블카 출발지인 진해구민회관 쪽으로 관광객이 몰릴 경우 병목현상이 발생해 군항제 자체가 다 막혀버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케이블카 사업의 수익성 측면에서 상부, 중부, 하부에 머무는 인원과 대기 또는 관광을 하는 규모가 최소 2,400명 정도가 돼야 한다”며 “그렇다면 최소 800대의 차량이 주차를 해야 하는데, 계획중인 500대 규모로는 터무니 없이 모자란다. 따라서 1,000대가 아니면 이 사업은 절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주차장 규모 확대에 따른 사업비 증액 부분도 지적됐다. 창원시는 케이블카 사업 타당성 분석에서 350억 원 가량이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220억 원과 체육관 신축 50억 원, 조사비 6억 원, 설계비 8억 원, 설계감리비 등 기타 비용 66억 원 등이다.

하지만, 주차장 규모가 1,000대로 늘어날 경우 3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해 총 사업비가 650억 원이 들어간다고 업체들은 추산했다.

이럴 경우 당장 사업성이 문제로 떠오른다. 650억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금으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성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여러가지 지적할 것들은 많지만, 주차장만 고려하더라도 이런 큰 문제가 예상된다”며 “창원시가 사전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 미리 잘 해결하고 난 뒤 설명회를 하고 투자제안을 받는다고 해야 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투자 설명회에 나선 창원시 공원개발과는 이에 대해 “주차장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고, 고심하겠다”고 답했다.

기부체납 공모 방식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또 다른 업체는 “케이블카 사업을 하는 곳이 국내에 20곳이고, 새로 사업을 하려는 곳이 30곳이나 된다”며 “기부체납을 한 곳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창원시 측이 파주시를 언급하려고 하자 이 업체는 “파주시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며 “결론적으로 볼 때 창원시가 이 사업을 정말로 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되받았다.

창원시 측은 “기부체납 부분에 대해 시도 자체를 해보지도 않고 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진행한 것”이라며 “별도로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민간사업자 공모와 사업계획서 접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에 대한 문제점도 거론됐다. 창원시는 지난 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공모를 하고, 17일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뒤 별도 심의위원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참가 업체들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다른 업체는 “공고일로부터 사업계획 제안서를 제출하기까지 42일이고, 오늘 설명회를 감안하면 한달 남짓밖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제안서를 어떻게 한달만에 만들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제안서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인력과 비용이 상당히 드는데, 시간에 쫓겨 대충 만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진해구민회관을 철거해서 활용한다는데 구조적으로 안전한지에 대한 검토와 투자 결정, 계획서와 조감도 작성 등 여러 가지 공정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해 검토를 해봤냐”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또 “이 사업이 공적 정책사업도 아니기 때문에 민간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성과 기술적, 경제적, 행정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서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서 재공고 등 시간적 부분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창원시가 제시한 경제성에 대한 부분도 지적됐다. 또다른 업체는 “창원시가 이 사업과 관련한 예상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향후 물가 상승률을 5%대로 가정했는데, 이는 20년 전 외환위기 때나 가능했던 수준”이라며 “아무리 가정을 해봐도 2%밖에 안되는데, 5%로 가정한 것은 경상금액만 커지고 착시현상만 낳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창원시가 제시한 부분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 민간투자자 부분이 제시를 해도 되냐”고 질문했다.

창원시 측은 “그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를 통해 반영을 하든 (그렇지 않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현장투자설명회에서 쏟아진 참여 업체들은 질문은 그동안 거론되지 못했던 현실적인 부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창원시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고 투자설명회를 마쳤다.

창원시가 신해양시대 진해 재도약 3대 발전 전략 세부 내용 중 하나로 발표한 케이블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투자설명회에서 쏟아진 참여 업체들의 질문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과 함께 재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해군과의 사전 협상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선심성 사업으로 덥석 발표부터 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서부터 촉발된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진퇴양란에 빠진 창원시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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