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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모함, 왜 칭다오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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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모함, 왜 칭다오에 있는가?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중국군 내 러시아 첨단 무기 ⑦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함(CV-16)은 탑재 항공기 수, 함재기(J-15기)의 연료 및 무장, 전단 미(未)구성 등에서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임무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변국과 영토 영해 분쟁에 연루되어 있는 점, 두 번째 항모를 건조 중인 점, 모항이 서해/황해에 연해있는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특히, 중국은 동아시아의 4대 분쟁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각 분쟁에 항모가 투입될 경우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물론, 동 항모가 충분한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는 가정 하의 시나리오이고, 항모는 상대방의 기존 국방 전략을 상당히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전력이다.

그간 국내외에서는 중국의 항모와 관련된 많은 논문과 기사가 출간되었으나 동 항모의 작전적 측면을 다룬 연구는 거의 없다. 여기서는 개략적이나마 각 분쟁 해역/지역에서 항모의 역할을 살펴보겠다. 4대 분쟁 지역은 남쪽에서 북쪽 순으로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중국해, 그리고 한반도이다.

남중국해(시사군도와 난사군도) 분쟁

우선 독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은 점은 남중국해의 시사군도(Paracels)와 난사군도(Spratlys)는 상당히 다른 분쟁이라는 점이다. 시사군도는 2개의 작은 군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쪽은 베트남(당시 월남), 동쪽은 중국이 점유하고 있었다. 1974년 1월 패망하던 베트남의 서쪽 군도를 중국이 무력으로 점유하여 현재 시사군도 전 지역을 점유하고 있다.

시사군도는 하이난(海南) 성/섬에서 336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하고 있고, 시사군도의 가장 큰 소도인 동쪽 군도의 융싱다오(永興島, Woody Island)에는 2500미터 이상의 활주로가 완공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종류의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문제는 남중국해의 남쪽에 위치한 난사군도인데, 하이난 성/섬에서 난사군도의 최남단 도서인 쩡무안사(曾母喑沙, James Shoal)까지의 거리는 무려 1800킬로미터이다. 원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간 논의된 방안은 1) 전폭기 이용과 2) 공중 급유를 통한 작전 거리 확장이었는데, 이제는 항모를 보다 근거리 해역에 배치하는 옵션이 생긴 것이다.

중국은 2014년 이후 본격적으로 난사군도의 7개 소도, 환초 및 사주의 매립 공사를 실시해왔고, 이 중 3개에 활주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달(5월) 말 미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하여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 전면 해제를 선언하고, "서민적이고, 우호적인" 베트남 쌀국수 '분짜'를 먹고, 또한 "큰 나라가 작은 나라 괴롭히면 안 된다"고 훈계까지 했다.

여기서 '큰 나라'가 누구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고, 중국의 반발 또한 예상된 일이었다. 중국은 각종 관영 언론을 통해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는 행동이고, "준(準)군사 동맹"의 형성이며, 미-중 간 "전략적 대립의 격화"라고 강렬하게 비난했다. 사실, 수년 전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에 대해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경고한 적이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중국 항모의 등장은 난사군도까지의 원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이고 중국의 외교 군사적 입지를 강화할 수는 있겠으나 중국을 제외한 난사군도의 분쟁 당사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의 외교적 군사적 반향(反響)은 상당할 것이다. 특히, 동 지역의 군사화는 물론 양극화 현상을 가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대만해협과 대만의 방어 전략 수정

대만과 중국대륙 사이에 있는 해역을 대만해협이라고 부르는데 평균 거리는 약 180킬로미터이다. 잔잔한 바다가 없다고 하듯이, 동 해역은 파고가 높은 격랑의 바다이고 방어국의 입장에서는 천혜의 억지력이다. 도버(Dover) 해협의 가장 짧은 거리는 불과 33킬로미터인데, 이 해협으로 인해 영국은 유럽대륙의 전화(戰火)로부터 '위대한 고립(Splendid Isolation)'을 누릴 수 있었다.

대만의 동쪽은 태평양이고 서쪽이 중국대륙이기 때문에 대만의 방어 전략(소위 '3선 방어')은 당연히 서쪽을 향하고 있다. 더욱이 대만 자체가 융기 지형인데 동쪽으로는 해안에 도착하면 바로 병풍같이 서있는 산악지대가 많다. 즉, 상륙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참고로 대만에는 3000미터가 넘는 산이 10개 이상 있다.

그런데, 중국의 항모는 대만을 우회해서 대만의 동쪽에 포진할 수 있다. 즉, 대만은 기존의 서쪽뿐만 아니라 대만 섬 전체를 대상으로 방어력을 구축하고 방비해야 한다. 또 중국의 항모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시도에 필요한 미사일 전력, 제공권, 제해권 및 상륙 능력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력 배가 체계이다.

대만은 잠수함 및 첨단 전투기 부족이라는 도전을 맞고 있다. 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중국의 항모는 대만의 방어 체계와 방어력에 매우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대만의 전투기 및 잠수함 획득이 더 절실해지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동중국해와 류큐(琉球) 열도 남단

동중국해의 센카쿠/댜오위다오 및 인근 해역에 대한 분쟁은 중국(그리고 대만)과 일본 간의 분쟁이다. 즉, 역내 강대국 간의 분규로서 다른 역내 분쟁과는 달리 양대 군사력의 투입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중국이 도서(島嶼) 점령 훈련을 실시하고, 일본이 도서 '탈환' 훈련을 미국과 연합하여 전개한 것은 이 같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다. 미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4월 방일 시 도서 방어는 미-일 방어 조약에 포함되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미국은 도서 전투(island battle)에 대한 공포감(예, 과달카날 전투)이 남아있다고 본다.

국내외 언론 매체나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시나리오는 류큐 열도 남단에 대한 해상 통제(sea control) 혹은 해상 거부(sea denial) 상황이다. 연구자 마다 개념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해상 통제력은 연안으로부터 일정한 범위의 해역에 대한 독자적 사용 능력, 해상 거부는 아측도 적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해상 통제는 힘의 우위, 해상 거부는 힘의 열세를 가정하고 있다.

류큐 열도 남단은 일본 본토로부터 이격되어 있고, 주일 미군도 류큐 열도의 북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상시 방어가 어려운 해역이다. 더욱이 류큐 열도는 역사적으로 일본 영토가 아니며 독립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층적 목표 추구도 가능하다.

도서 방어와는 달리 해역 방어는 상시 감시 체계(예, 해양 정찰위성), 잠수함 및 수상함 전력, 항모가 동원되며 중국은 상대적으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의 아태 군사기지 및 자유 항해 능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될 것이나 동 해역의 전장화(戰場化)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철수 요구 심지어는 오키나와의 독립 요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동 시나리오는 다른 방안에 비해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중국의 책략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군사적 측면만을 고려할 때, 중국군은 2010년대 말 상기 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

▲ 제1도련선(島鍊線)과 제2도련선의 경계가 표시된 동아시아 해역 지도. ⓒdefense.gov

한반도와 서해 해양 경계 획정

한 동안 중국의 항모가 논의된 회의가 동남아에서 열리면 항모는 남해함대의 잔장(湛江)에 배치될 것으로 우려하였고, 유사한 회의가 대만서 개최되면 동해함대의 닝보(寧波)가 될 것으로 전망한 적이 있었다. 항모를 수용할 만한 대형 항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유일 항모인 랴오닝함은 북해함대의 칭다오에 배치되어 있다.

한반도 유사시 항모의 역할은 민감할 뿐만 아니라 매우 복잡한 상황이므로 논외로 하겠다. 다만, 항모가 한반도와 중국대륙의 중간 지점(median line)에서 중국대륙 방향으로 안쪽에 위치한다고 가정하자. 이는 위에서 정의한 해상 거부 해역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서해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Y'자(字)를 뒤집은 'λ'자의 아래쪽으로 갈수록 바다가 깊어지고 해역이 넓어진다. 즉, 이어도뿐 아니라 동중국해와 만나게 되는데, 이는 중국이 2013년 11월 일방적으로 방공 식별 구역(ADIZ)을 선포한 해역이다. 중국은 타국에 대해 통상적으로 "심리전, 언론전, 법률전"을 동원하는데 중국 항모의 출현은 보다 문제 해결에 복잡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외교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보다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고 표현했는데, 중국의 항모도 이 방정식에 속한다.

제주민군복합항의 완공으로 이제 우리 해군과 해경은 보다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 관영 언론과 일부 학자들이 이어도를 거론하고, "미 해군의 정박용"이라고 폄훼하는 발언 등은 염두에 두지 말자. 정말 중요한 사항은 우리의 자체 방어력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보력, 잠수함 전력, 그리고 첨단 전투기 등을 확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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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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