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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잡자 적 잠수함! 사수하자 동해 바다!"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중국군 내 러시아 첨단 무기 ④

중국의 러시아제(製) 해군 함정 및 해상 무기 체계 획득은 공중 전력에 비해 보다 선별적이고 늦게 이루어졌다. 이는 중국이 조선 강국이고, 기본적으로 각종 해군 함정의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해군은 해상 방어 체계, 레이더, 엔진 등 특정 기술의 획득에 주력해오고 있다.

중-러(당시 소련) 양국 간의 군사 협력은 1990년 6월 류화칭(劉華淸) 중앙군위 부주석 겸 해군 상장을 단장으로 한 군사 대표단의 모스크바 방문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단, 이 방문의 중점은 첨단 전투기(Su-27기)의 구매 가능성 타진이었고 해상 무기 체계는 논의되지 않았다. 소련 측은 중국 대표단에게 우크라이나에서 건조 중이던 6만7500톤급 바랴그(Varyag) 함(현재 랴오닝 함)을 구경시켜준 것으로 보도된 바 있으나, 중국 측은 구매할 생각이 없었다. 단지 '(구매) 의사가 아닌 호기심(curious, not serious)'만 있었을 뿐이다.

중-러 해군 협력과 무기 및 기술 이전

중-러 해군 간의 협력 관계는 1993년 4월 장롄중(張連忠) 중국 해군사령관의 방러 이후 가시화되었고, 다음 해인 1994년 11월에는 러시아 해군사령관 펠릭스 그로모프(Felix Gromov)의 방중이 이루어졌다. 이 때 킬로(Kilo)급 재래식 잠수함 4척의 중국 판매가 합의되었다.

킬로급 잠수함 4척 중 2척은 수출용인 877EKM형이며, 나머지 2척은 당시 국내용인 636형으로 최초의 대외 판매였다. 이후 중국은 636형 8척을 추가 주문했고 이는 개량형인 636M형이다. 총 12척은 현재 모두 운용 중이며, 동해함대와 남해함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 형/급(type/class) 잠수함의 최신형은 라다(Lada)급 677형 잠수함으로, 최근 중국은 4척을 계약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 킬로급 잠수함(636형). ⓒ김태호

킬로급 잠수함(636형)은 정숙도가 뛰어나며 해양 정찰, 감시 임무 외에 대잠전(ASW)과 대함전(ASuW) 능력이 특히 뛰어나다. 예를 들어, 동 형 잠수함은 스트렐라(Strela)-3 혹은 이글라(Igla) 잠대공 미사일 8발을 장착할 수 있는데 스트렐라-3(나토명 SA-N-8 Gremlin)은 적외선 추적 방식이며 최대 사거리는 6킬로미터이다. 이글라(나토명 SA-N-10 Gimlet) 미사일 또한 적외선 추적이나 마하(Mach) 1.65의 속도로 5킬로미터 밖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자부하는 무기 체계 중 하나가 대함순항미사일(ASCM)인데 킬로급 636형의 클럽-S(Novator Club-S; SS-N-27) 체계는 3M-54E1 대함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동 미사일은 450킬로그램의 고폭 탄두를 장착하고 무려 220킬로미터 밖의 목표를 맞출 수 있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킬로급 잠수함의 개량형(877EKM→636→636M→677[라다])을 획득한 사실은 동 형의 성능에 만족했음을 의미한다. 이외의 의미 중 두 가지를 소개하면 첫째, 중국은 매우 다양한 형/급의 잠수함을 건조, 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문제(예, 소음, 잠망경, 엔진)의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이와 관련하여 중국은 현재까지 총 16척의 러시아 잠수함(킬로급 12척과 라다급 4척 도입중)을 운용,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수량(quota)적 요구를 충족함으로써 승조원 훈련 및 운영 기술 방식(know-how)의 지원뿐 아니라 신소재, 음향 시그널, 레이더 식별 수신 탐지, 전자지원장치(ESM) 등 다양한 기술 이전을 염두에 두었다고 판단된다.

중국의 외국 함정 도입은 수량적으로 많지 않고, 도입시 그 임무는 비교적 명확하다. 중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최첨단 구축함은 러시아제 소브레멘늬(Sovremenny)급으로서 Project 956E형 2척과 개량형 956EM 2척이다. 함번은 136(항저우), 137(푸저우), 138(타이저우), 139(닝보)이며 동해함대에서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할 만한 무기 체계로는 SS-N-22 (Sunburn) 대함 미사일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함, 대공, 대잠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 중국 해군 소속 소브레멘늬(항저우, 함번 136)급 구축함. ⓒ김태호

소브레멘늬급 구축함은 만재시 약 8000톤인 대형함으로서, 1999년 말 1번함의 도입 후 4번함은 2006년에 취역하였다. 동 형 구축함은 지휘 통제와 데이터 링크(data links), 미사일, 함포, 근접 지원 무기 체계(CIWS)와 같은 전투 체계 기술, 그리고 센서, 소나, 레이더 등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또 중국 해군의 고질적인 문제인 구역 방어(area defense) 능력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반드시 주의할 점은 모든 주요 무기 체계는 수출시 고객의 수요에 맞게 제작, 설치된다는 점이다. 소브레멘늬급 구축함의 경우도 러시아 국내용과 중국 수출형이 다른데 외부 연구자는 그 차이를 조사함으로써 특정 무기 체계의 목적과 임무, 국내 방산 업체의 지향점, 그리고 중국군의 실제 전투력 추정 등 많은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해군의 소브레멘늬급 구축함은 SS-N-22(Sunburn) 대함 미사일의 개량형을 장착하고 있는데, 동 미사일의 개발 계획에 중국 측이 참여하고 비용을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거리를 120킬로미터에서 200~250킬로미터로 확대시켰다. 항모를 운용하는 미 해군이나 주변국 해군이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뢰도가 높은 자료의 복수 확인은 중국군 연구에 핵심적 사안이다. 국내외 일반 신문은 전문성과 독자의 관심 부족으로 인해 세부적 사안에 대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외국의 군사 전문지 혹은 주요 군사 연구자의 분석을 다각적으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구글(Google)과 같은 검색 엔진도 쉽게 찾는 방안이나 항상 신뢰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잠수함은 속성상 전략 무기로 분류된다. 탐지가 어렵고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노후화된 잠수함 전단을 운용하고 있고, 초보적인 수준의 SLBM 발사 시험을 하는 것이 우리의 안보 체계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하물며 중국의 첨단 잠수함은 주변국으로서는 방임할 수 없는 해상 도전이다. 북한 그리고 주변국의 잠수함 전력을 잊지 말고 우리 해군의 제1함대(동해시 위치) 구호를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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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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