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 잠수함은 위스키, 로미오, 골프, 밍(明), 쑹(宋) 그리고 위안(元)급 순으로 개발되어 취역했는데 모두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개량형 밍급 잠수함(함번 361)은 2003년 초 승조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위안급 잠수함은 2005년 '갑자기(suddenly)' 발견된 후 후속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대만해협 및 주변 지역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고난도의 반(反)접근(anti-access) 임무는 킬로급 잠수함이 맡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역내 주요 해군에 험난한 도전이 될 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와 전직 미 해군 제독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려 한다. 미 해군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무기 체계는 무엇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들 대부분은 항적 추적 어뢰/미사일(wake-homing torpedoes/missiles)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타 함정의 후미에서 발생하는 파도, 즉 항적(航跡)과 기계음을 어뢰/미사일 내에 장착되어 있는 음향 소나(sonar)를 통해 추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동 무기 체계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데에 있다. 국내외 일부 해군 장교는 유인체(decoy, 일종의 금속편)를 통해 교란하는 방법, 다른 장교는 폭뢰(depth charge, 일종의 수중 폭탄) 사용으로 잠수함을 타격하는 방법, 또 다른 장교는 'P'자(字)형으로 아래로부터 위로 기동을 통해 어뢰/미사일을 피하는 방법을 제시하나 필자가 보기에 실제 전시 상황에서 이 같은 방법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지는 미지수다. 자고로 잠수함은 잠수함이 잡아야 하고, 날아오는 화살을 맞추기보다는 궁수(弓手)를 겨냥해야 한다.
중국 잠수함에 비해 주요 수상함, 특히 구축함은 분류가 더욱 복잡한데, 구형 뤼다(旅大)급 외에, 뤼후(旅滬(일부 자료는 旅湖로 표기), 052형 : 함번 112, 113), 뤼하이(旅海, 051B형 : 함번 167), 뤼양I/II(旅洋, 052B/C형 : 함번 168-171), 뤼저우(旅洲, 051C형 : 함번 115, 116)급 순으로 취역했다.
기본적으로 앞에 뤼(旅)를 붙이고 뒤에 "호(滬/湖)→해(海)→양(洋)→주(洲)" 순으로 명명되어 있으나, 형(型, Type)과 함번의 순서가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서로 다른 조선소에서 건조되었고, 수주 시기와 취역 시기가 다름으로 인해 생긴 차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어쨌거나, 중국이 다양한 형/급의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으나 가장 현대화되고 가장 전투력이 높은 플랫폼은 러시아제 소브레멘늬급 구축함이다. 킬로급 잠수함과 마찬가지로 동 구축함은 중국의 주요 반접근 자산이고, 4척 모두 대만해협을 작전 구역으로 하는 동해함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잠수함에 비해 구축함은 '힘의 과시'를 시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세안(ASEAN) 10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천명해왔고, 남중국해에서도 논쟁은 접어두고 공동 개발하자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00년대 말 이후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중국의 영토, 영해 주권 주장은 중국군의 전력 증강과 맞물려 동남아 국가들로 하여금 외교, 군사 대비책을 강구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킬로, 수호이, 소브레멘늬 그리고 베트남
대표적인 예가 필리핀 및 베트남 등과 벌인 마찰인데, 필리핀의 경우는 군사적으로 중국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 베트남은 전통적, 현재적으로 보다 강한 반중 의식을 갖고 있는데 특히 지난 수년간의 군비 증강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베트남의 경우 1979년의 중월전쟁(中越戰爭) 외에도 중국과의 쌍무적 영토. 영해 분쟁, 남중국해의 시사군도(1974년 중국에 실지(失地))와 난사군도 분쟁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는 다른 세 가지 차원의 안보 위협을 중국으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공군은 Su-27기 11대와 해상형 Su-30MK2기 23대, 즉 수호이 전투기 34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금년 말까지 총 36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Su-30MK2기는 난사군도의 남쪽까지는 작전할 수 없으나 시사군도를 포함한 베트남의 해역에서는 작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탑재 무기 체계도 우수하다. 동 기종은 공중 급유가 가능하며 베트남 공군은 조기 경보 및 정찰 능력의 획득을 통해 동 전투기의 전투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 해군의 경우도 2013년 이후 킬로급 잠수함 6척(636형)을 점진적으로 도입하여 운용 혹은 실전 배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함번은 HQ 182-187이고 중국의 동형 잠수함에 준하는 무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중국 혹은 다른 주요 해군의 입장에서 보아도 상당히 위협적인 해양 전력이다.
베트남의 1년 국방 예산은 약 40억 달러(2014년 기준)이고, 지상군 병력은 40만 명 이상으로 현대화가 필요하며, 상기한 러시아제 첨단 전투기와 잠수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무기 체계가 노후화, 구형화를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상기한 러시아제 첨단 무기 체계는 국가 차원의 상당한 투자로서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의 현재적, 잠재적 위협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지도자들도 이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수년간 남중국해의 난사군도 인근 해역에서는 중국과 분쟁 당사국 간의 각종 사건, 사고 및 대치가 있어 왔다. 특히, 2014년 이후부터는 그 간의 사건 차원을 넘어 미-중 간에도 전략적 경쟁이 구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국 해군 및 국방부뿐만 아니라 최고 지도자들도 공개적이고 강압적 방식을 천명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필리핀과 일본 그리고 우리도 먼 해역에서의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지난 달 4일 울산에서는 우리 해군의 214급 잠수함 7번함인 홍범도함의 진수식이 있었다. 한국 해군이 한반도의 중장기적 위협을 인식하고 발전 계획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이는 필자와 교류하는 외국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자 봉오동 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의 혼(魂)과 정신을 계승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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