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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을 격침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중국군 내 러시아 첨단 무기 ⑥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항공모함은 랴오닝 함(구 바랴그(Varyag), 함번 16)이다. 동 항모는 2012년 9월에 취역하였고 중국 해군에 인도되었다. 원래 바랴그는 구소련의 우크라이나에서 건조 중이었는데 1991년 말 소련의 붕괴 당시 약 70% 정도 완공되었고, 전기 전자 설비나 주요 시설은 없었다. 물론 무기 체계도 전혀 탑재되지 않았다.

동 항모는 1998년 마카오의 한 여행 업체(Chong Lot)가 해상 카지노용으로 미화 2000만 달러에 구입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2002년 3월(일부 자료는 2005년)에야 다롄(大連) 항에 도착하였고, 이후 2012년까지 개조 작업이 진행되었다.

항모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노력은 매우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되었다. 예를 들어, 중국은 1985년에 이미 호주의 멜버른(HMAS Melbourne) 함을 고철용으로 사들였고, 이후 바랴그를 포함 3척의 구소련 항모를 같은 목적으로 구입하였다. 항모의 해체 전 설계, 개조, 운용 등에 관해 면밀히 조사했음은 물론이다.

불과 2년 후인 1987년 중앙군위는 광저우(廣州) 함정학원에서 함재기 조종사 및 항모 지휘 장교(軍官) 훈련을 실시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항모는 외국의 주 관심 대상이었기 때문에 국내외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다. 문제는 사실보다는 소문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함(CV-16). ⓒ김태호

항공모함은 어떻게 공격해야 할까?

항모는 분명 세인의 관심을 끄는 주제이자 무기/플랫폼이다. 우선, 다른 함정에 비해 덩치가 크고, 영어로 'aircraft carrier'라는 표현이 의미하듯이 해상 공군력이다. 원거리에 있는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고, 공격을 지속할 수 있는(sustainable) 전력이다.

그런데, 국내외 일부 언론 특히 항모가 없는 국가나 항모를 타격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어떻게 항모를 격침시킬까?"라는 논의가 있어 왔다.

항모 자체 그리고 항모 전단의 방어력을 볼 때, 이는 쉽지 않은 모험이다. 갖가지 방어망을 뚫고 항모 갑판을 공격한다고 가정하자. 재래식 폭약을 장착한 미사일이나 전투기로 공격을 해야 할 텐데, 갑판의 두께 및 보호 장치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비효과적인 방식이다.

고폭을 이용한 방법 혹은 핵탄두를 장착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핵사용은 완전히 다른 전쟁 국면을 의미한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 <환구시보(環球時報)>에 수호이기로 추정되는 전투기 4대가 공대지 미사일로 항모를 공격하는 게임이 실린 적이 있는데, 그냥 게임상으로나 가능한 일이다.

보다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방법은 미사일이다. 중국은 이미 동펑(DF)-21D를 운용중이고, 개발 중인 DF-26은 사거리가 2000킬로미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의 경우는 상기한 고폭 장착 외에도 정확도가 필수적이다. 항모 전단의 대공 미사일 방어 체계(예, SM-3)를 피할 수 있다면 말이다.

다른 방법은 수면이 아닌 수중(underwater)을 공격하는 것이다. 중국이 중점을 두고 있는 각종 잠수함 전력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결론적으로 항모를 '격침'시키기보다는 '불능화'시키는 데에 목표를 두는 것이 좋다. 어느 국가도 마찬가지다.

중국 항모의 문제점과 향후 계획

2002년 이후 미 국방부가 매년 의회에 제출하는 <중국 군사력 보고서> 2016년판이 이번 달에 발간되었다.

최근 미중 간의 군사적 논쟁을 반영이라도 하듯, 분량이 작년판에 비해 2배(145쪽) 이상 늘었다. 또한, 평소대로 중국군의 전략, 조직, 현대화, 정치 공작, 대만 해협, 미-중 군사 관계 등을 종합적이고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 표, 문건을 소개하기 때문에 중국군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금년판은 랴오닝 함에 대해 J-15 함재기의 항모 비행단(air wing)이 금년도(2016년)에 운용될 것이고, 중국이 (2015년 12월 31일 중국 측이 공식 발표한) 국산 항모를 건조 중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 향후 15년(즉, 2030년)내에 수척의 항모를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동 보고서는 랴오닝 함이 1) 중형 항모(6만7500톤)로서 탑재 함재기와 대잠 헬기 수의 제한(약 36대), 2) 스키 점프(ski jump) 이륙 방식으로 인한 함재기 연료 및 무장 제한 등을 지적하면서도, 동 항모가 무기 및 전투 체계 일체를 갖추고 있는 점과 대륙으로부터 먼 해역에서의 함대 작전에 대한 공중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 보고서에서 지적하지 않은 이슈는 사실 무수히 많다. 첫째는 훈련이다. 항모 갑판뿐만 아니라 지하 저장소 그리고 이착륙 훈련으로 인한 조종사의 사망 등 항모는 매우 위험한 공간이다. 중국은 2014년 8월 27일 J-15기 조종사 2명이 훈련 중에 '희생'되었다는 짤막한 보도를 낸 적이 있다. 아마 함재기도 2대가 손실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랜 기간 항모를 운용해온 미국의 경우 해군과 해병대는 1949년에서 1988년 기간 중 각종 항공기(airplanes) 1만2000대를 잃었고, 조종사를 포함한 승무원(aircrew) 850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보았다. 항모 후발국인 중국은 인명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겠으나 이는 안전 수칙, 기술력, 경험 등 수많은 요건을 필요로 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인적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다.

둘째, 현재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10개의 항모 전단을 운용하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항모 전단이 아닌 항모 1척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전단을 구성하지 않으면 항모 작전이 크게 제약받을 뿐만 아니라 전시에 손쉬운 목표물이 된다. 동 보고서에서도 중국이 대형 구축함(055형)을 건조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항모 전단의 선도함(flagship)인 크루저(cruiser)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셋째는 비용 문제다. 해군 및 타 군의 예산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항모의 건조와 항모 전단의 구성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국방 예산은 연간 그리고 국가 발전 5개년 계획(2016-2020년 13.5계획)에 의해 조정, 결정된다. 금년도 중국 국방예산이 약 1500억 달러이고, 해군 배정 예산이 4분의 1(즉, 25~28%)라고 가정할 경우, 현재 1척의 항모가 아닌 10년 후의 2~3개 항모 전단 운영은 천문학적 비용임에 틀림없다.

현재 외국에서는 중국이 1척이 아니라 2척의 항모를 건조 중이라는 보도가 자주 등장하는데, 미국의 한 연구는 항모 전단이 아닌 항모 2척 건조 비용을 90억 달러로 추정한 바 있는데, 이는 중국 해군 예산(1500억 달러÷4) 약 375억 달러의 24%(즉, 4분의 1)를 차지한다. 개략적 단순 추정이나 이외에도 항모 전단 구성 및 운영비용이 필요하고, 이는 해군 내 다른 소요에도 막대한 부담을 주게 된다.

넷째, 외교 군사적 여파이다. 중국의 수개 항모 전단 운용은 역내 주요 해군(미국, 일본, 인도)을 중심으로 군사화 및 양극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포함, 역내 주요 해상 분쟁에 연루되어 있는 점 그리고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 구조화되고 있는 추이를 감안할 때, 이는 매우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이다. 중국의 항모 프로그램 자체도 중요한 사안이나 이로 인한 역내 안보 지형의 변화는 우리에게 더 크고 직접적인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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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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