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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전두환 망월동 참배 때 예우? 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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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전두환 망월동 참배 때 예우? 죄인이…"

全씨 측 '신변 안전, 예우 확보하면 참배' 발언에 일침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가,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유혈사태의 책임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묘역 참배 계획 시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1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망월동 구묘역 참배 의사를 밝혔다는데 어떻게 보시느냐'는 질문을 받고 "거기에 전제조건이 있던데, 죄인이 전제조건을 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충립 한반도프로세스포럼 대표는 지난 11일 광주의 한 식당에서 5.18 관련 단체를 만나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고, 남은 가족을 위로하고. 총체적인 유감을 뜻을 표한다"는 전 전 대통령의 뜻을 전하면서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한다면 전 전 대통령이 5.18 묘역을 참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차명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 등 5.18 단체에서는 "전두환 씨의 사과는 구체적 내용을 가지고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할 때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전 씨가 대국민 사과부터 하고, 그것이 진정 어린 사과로 던져졌을 때 광주 공동체와 오월이 사과를 받을지 함께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당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차 이사장은 "이런 의미 없는 만남이 더는 없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낳은 장본인이자 원흉으로 지목된다. 이는 단순히 5.18 단체의 주장이 아니라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된 '사회적 사실'이다.

대법원은 1997년 4월 전 씨 등에 대한 반란죄·내란죄 등 혐의 재판의 확정 판결문에서, 먼저 민주화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광주 시내로 계엄군을 투입하는 '재진입 작전'이 전 전 대통령 등 신군부 실세들에 의해 결정되고 실행됐음을 명시했다.

대법원은 "광주재진입작전(이른바 '상무충정작전') 계획은 1980년 5월 21일경부터 육군본부에서 여러 번 논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피고인 이희성이 같은 달 25일 오전에 김재명 작전참모부장에게 지시해 육본작전지침으로 이를 완성, 같은 날 12시15분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피고인 전두환, 황영시, 이희성, 주영복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달 27일 0시 1분 이후 이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고 전 씨가 재진입 작전의 결정과 실시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재진입 작전'의 성격에 대해 대법원은 "광주 재진입 작전을 실시해 (시위대에 의해 점거된) 전남도청 등을 다시 장악하려면 무장을 하고 있는 시위대를 제압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에 저항하는 시위대와의 교전이 불가피해 필연적으로 사상자가 생기게 되므로, 피고인 전두환 및 위 피고인들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재진입 작전의 실시를 강행하기로 하고 이를 명령한 데에는 그와 같은 살상행위를 지시 내지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음이 분명하다"며 "재진입 작전 명령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시위대의 무장 상태, 그리고 그 작전의 목표에 비추어볼 때 시위대에 대한 사격을 전제하지 아니하고는 수행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므로, 그 실시명령에는 그 작전의 범위 내에서는 사람을 살해하여도 좋다는 발포 명령이 들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어 "위 피고인들은 피고인 전두환과 공동하여 내란목적 살인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원심은) 판단했고, 원심의 이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며 거기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즉 현재까지 '발포 명령을 직접 내린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사실 규명이 되지 않고 있긴 하지만, 재진입 작전 자체가 그 성격상 발포 등 교전행위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미 19년 1개월 전 대법원 판결문에 담긴 내용이다. 전 씨는 최근 회고록 발간을 앞두고 있는데, 이 회고록에서 그는 자신이 계엄군의 발포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기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걸 교수는 전 전 대통령 측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를 해 달라'고 하는데, 광주 시민이 보기에는 광주에서 그런 학살을 저지르고 결국 불법적으로 정권을 탈취했는데 이제 와서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 달라?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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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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