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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강국 중국의 사드 반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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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강국 중국의 사드 반대…왜?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중국의 미사일 능력과 사드(THAAD)

중국은 왜 그렇게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것일까?

스웨덴의 볼보(Volvo)는 "가난한 자의 벤츠(Benz)"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유사한 논리로 해상 항공력(항모전단)을 구비하지 못하면 잠수함을 개발하게 되고, 공중 우위력이 없으면 미사일 전력을 추구하게 된다. 중국이 오래 전부터 추진해온 방식이다.

중국은 1950년대 중반 이후 중·소 분쟁과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역(逆)공학, 모방 제작, 자체 개발 등을 통해 미사일 개발 및 생산 능력에 치중해 왔다. 중국은 거의 모든 재래식 무기체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사일의 경우 탄두, 제작 재료, 레이더 항법체계, 통제체계, 초소형 전자기술, 전자재료, 센서 등 분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중국은 낙후된 방위산업 기반 및 군 장비/무기체계의 구형화와 노후화의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핵, (상업용) 인공위성, 미사일에 필요한 기술군(群)을 모두 갖추었다. 이를 '국지적 수월성'(pockets of excellence)이라고 부르는데, 향후 등장할 새로운 기술로는 지상 레이저(laser)가 있다.

중국의 미사일 배치 및 개발 원칙

중국은 1966년 이후 전략미사일군인 '제2포병'(第二砲兵)을 유지해 왔는데, 금년(2016년)부터 '로켓군'(火箭軍)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동 부대는 ICBM, IRBM, SLBM과 같은 주요 미사일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육·해·공군에는 지대공, 함대함, 공대공 등 다양한 미사일 체계가 배치·운용되고 있다.

중국은 거의 모든 종류의 미사일 체계를 운용하고 있는데, 사거리의 제한 및 지구의 굴곡(북극이 짧음)을 감안하여 ICBM 부대를 배치하고 있다. 미국을 겨냥한 부대는 동북 3성 지역에, 러시아 및 유럽을 겨냥한 부대는 서북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퀴즈 하나를 내겠다. 중국의 ICBM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미국의 도시 이름은 어디일까? 답은 뉴욕이 아니라 마이애미다. 지구가 배가 불룩한 타원형이라 북극 쪽으로 쏘는 것이 사거리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중국군 전문가인 미국인으로부터 들은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이다.

중국은 다른 핵국가들에 비해 매우 특이한 핵·미사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1950년대 핵과 미사일 개발 당시와 1964년 핵실험 성공 이후의 중점은 ICBM이었고, 이는 중국이 핵공격을 받는 경우 반드시 보복한다는 '최소억지전략'에 기반하고 있었다. 이후 중국은 일본(DF-2), 필리핀(DF-3), 괌(DF-4)을 상정한 중거리 미사일의 개발을 본격화했다.

중국의 미사일 전력 배치는 이른바 '전경후중(前輕後重)'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해안에서부터 안쪽으로 ① 해안방어(미사일) 부대('防岸兵'), ② 대공포, ③ 지대공 미사일 혹은 미사일 부대, ④ 전투기의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는 뜻이다. 대만해협과 같은 주요 군사지역에는 1,400발 내외의 단거리 미사일이 집중 배치되어 있다.

작년 11월 7일 시진핑 주석과 마잉주 총통 간의 역사적인 만남(習馬會/馬習會)에서 마 총통이 제기한 것이 바로 이 문제였다.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중국의 단거리 미사일 전량이 푸젠성과 광둥성에 배치되어 대만을 향하여 있는 것이다. 미국과 대만의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사거리가 600km인 DF(東風)-15(수출형 M-9; 나토명 CSS-6)와 사거리가 300km인 DF-11(수출형 M-11; 나토명 CSS-7)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미사일 판매 및 기술 지원

중국의 미사일 판매는 주로 1980년대에 이뤄졌는데 ① 상업적 목적보다는 정치·전략적 목적이 우선되었고, ② 자국의 낮은 기술력을 의식해 최첨단 무기 위주로 판매되었고, ③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 생산기술, 훈련, 보수 등도 함께 제공하는 '종합 판매 프로그램'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1988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사거리 2800km인 DF-3/CSS-2 중거리 미사일 30발 이상을 판매했는데, 이는 동 종 판매로는 세계 유일의 사례였다. 이외에도 이란(대함 미사일 332발), 파키스탄(SAM 200발, M-11외 기술 지원), 시리아(M-9) 등 중동 국가에도 판매 및 지원했으나, 1990년대 러시아와 같은 공급국 증가, 세계무기시장의 축소, 군비통제 요인, 그리고 자국의 개혁·개방 추진으로 인한 외부환경의 안정 필요성 등으로 인해 중국의 미사일 대외 판매는 크게 축소되고 있다.

우리의 관심 사항인 중국의 대북한 미사일·기술 지원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이뤄졌고, 미 군축국(ACDA)은 1985년에서 1994년 기간 중 중국의 대북 무기 판매액을 미화 9천만불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의 총 무기수입액이 1988년 최대 10억 불(소련 MiG-29기 도입 비용)에서 급격히 감소하여 1992년 1000만 불, 1994년 5000만 불로 기록된 것에 상응한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같은 '동구형' 무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며, 북한 무기가 노후한 상황에서 앞으로 비공식적 방법으로라도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및 관련 기술을 획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미사일의 설계, 개발, 생산, 운용 및 판매 능력을 갖추고 있는 미사일 강국이다. 중국은 자국 방어전략의 필요성 및 강대국으로서의 위상 제고, 그리고 공군력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미사일 전력을 운용·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미사일 전력은 대만의 군비 증강, 그리고 한국, 일본 등 역내국가의 전력 정비에 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중국측 입장에서는 전략·기술상의 이유로 미·러 간 ABM 조약 개정, 미·일의 TMD 공동 개발, 그리고 미국의 사드 개발 및 한반도 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중국이 사드가 자국의 핵과 미사일 전력의 효용성을 반감시킨다고 반발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달고 사는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의 생존 문제가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해 너무 많은 고려는 삼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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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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