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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복귀, '진박'의 새누리당 '접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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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복귀, '진박'의 새누리당 '접수' 시작됐다

[분석] '진격의 진박' 내세운 박근혜의 '총선용 개각'

총선을 의식한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21일 박 대통령이 단행한 개각은, '20대 총선용 돌려막기 개각'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토해양부 장관에서 물러난 지 40여 일밖에 지나지 않은 유일호 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기용했다. 이미 '진박계(진실한 친박계)' 좌장으로 올라선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복귀시키기 위해 택한 수다.

최 장관의 복귀가 확정되면서, 진박과 비박 간 치열한 공천 투쟁 및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 등 일부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국민권익위원장을 제외한 5개 부처 현직 장관은 모두 관복을 벗고 총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는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황우여 교육부 장관 후임에는 이준식 서울대 교수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후임에는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임에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강은희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이미 임기를 마치고 이임식을 치른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후임에는 검사 출신 성영훈 변호사가 내정됐다.

이번 개각은 박 대통령의 총선 전략 일환으로 풀이될 수밖에 없다. 공직선거법상 총선 출마자는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2016년) 1월 14일 전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이 고려된 개각이다. 통상 청문회 준비 등에 약 2~3주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총선용 개각의 '골든타임'이다. 박 대통령의 관심 법안인 경제 활성화법 일부가 처리되지 않았음에도 경제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수장을 교체한 것 역시, 총선 일정이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 지난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최경환, 총선용 경제 정책 토대 닦고, 與 공천 투쟁 선봉장으로 복귀

새누리당에 복귀할 최경환 장관의 역할은 특히 주목된다.

최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내년 총선을 의식, 무리한 경기 부양책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여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6년 경제 정책 방향을 제시, 대대적인 규제 완화 등 선심성 정책을 내놓았고, 내년 초 1분기 재정 조기 집행 목표를 당초 117조 원보다 8조 원 더 늘어난 125조 원으로 잡았다. 총선을 앞두고 이같은 정부의 '물량 공세'를 주도한 게 바로 최 장관이다.

확장적 경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내년 총선 전략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 장관은 지난 8월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경제 성장률은) 내년에는 잠재 성장률 수준인 3% 중반 정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서 여러 가지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해 선거 개입 시비로 홍역을 한차례 치렀다. 그러나 최 장관은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최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유일호 의원은 개각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경환 부총리 등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일관된 것을 가지고 왔다"며 "일관된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빚으로 떠받치는 확장형 경제 운용 방침'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 장관은 당에 복귀해서도 총선 전략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TK(대구·경북) 출신 선두주자인 최 장관은 대구의 위성도시 경북 경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장관 경험을 살려 경제를 앞세울 여당의 선거 전략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진박계 좌장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 공천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이른바 '대구 물갈이' 등 진박의 국회 진출을 적극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朴心 업은 '眞朴'들의 귀환, 공천 투쟁 가속화

공천 룰을 두고 김무성계를 비롯한 비박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박계는, 박심을 업은 이들 진박의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됐다. 최 장관을 비롯해 이날 개각 대상인 황우여, 정종섭, 윤상직, 김희정 장관 역시 모두 내년 총선에 출격한다. 장관직에 호명된 유일호 의원(서울 송파을)과 강은희 의원(비례대표)은 자연스럽게 총선 불출마를 하게 됐다.

분구가 확실시 되는 인천 연수구를 지역구로 둔 황우여 장관도 선거구 획정이 끝나면 구도심인 연수갑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경북고등학교 출신 정종섭 장관은 대구 동구갑 출마가 예상된다. 이곳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다. 정 장관의 출마는 곧 '박심'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아, '대구 물갈이'의 핵심 포스트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상직 장관 역시 '박심'을 업고 대구, 혹은 부산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18대 국회에서 친이계로 활약했던 김희정 장관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연제구로 돌아간다. 김 장관은 친이계 이미지를 탈색한 후 박근혜 정부에서 친박계 여성 의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편, 이날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경재 홍보특보, 임종인 안보특보가 해촉됐음을 알렸다. 김 수석은 "두 분 모두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관련 특보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전했다. 김 특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으로 활동했던 동교동계 인사로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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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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