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권력기관 수장 자리에 친박계의 특정 학맥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현상이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되기에 이르러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제거 대상설'이 나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 친박계 핵심인사가 노골적인 견제성 발언을 하는 등 '친박계 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과 임환수 국세청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장이 모두 대구고 라인으로, 재벌에게서 세금을 걷는데 침묵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였다. 나아가 박 의원은 "대한민국 요직을 대구고가 다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4일 3사관학교 출신으로 창군 이래 처음 합참의장에 내정된 이순진 대장은 최경환 부총리(15회 졸업)의 대구고 1년 선배다. 최 부총리의 대구고 3년 후배인 조현천 중장은 지난해 국군기무사령관에 전격 발탁되기도 했다.
최 부총리 대구고 2년 후배로 검찰 출신인 이완수 변호사는 지난 7월 감사원 2인자 자리인 사무총장에 전격 발탁됐다. 사무총장에 외부인사가 발탁된 것은 16년만의 처음이다. 당시 감사원은 다른 인물을 총장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이완수 사무총장 발탁 배경에 최 부총리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전격 경질된 김덕중 국세청장 대신에 발탁된 임환수 국세청장 역시 최 부총리의 대구고 및 행시 후배다.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나는 김진태 검찰총장 후임도 대구고 출신으로 검찰내 2인자인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금융계에서도 국민연금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대구고 출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홍완선 본부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전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났는데, 이것은 배임 행위"라며, "국민연금은 국민 입장에서 운용해야 하는데 이재용 삼남매만 이득을 보는 행위를 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친박 의원들 중 차기 대선 도전할 분들 있다"
한편,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를 다원화(多元化) 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고 말해 친박계 내부의 '김무성 비토론'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4선이 되는 영남의 친박 의원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충청 의원에는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등이 있다.
앞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박 대통령이 김무성 대표를 금년 내에 축출하기로 뜻을 굳힌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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