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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수류탄 폭발 훈련병 치료비 '회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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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수류탄 폭발 훈련병 치료비 '회피' 논란

[언론 네트워크] 정의당 김종대 "전액 국가 부담"…군 "검토 중"

"전액 부담하겠다더니언제 그랬냐는 듯 책임을 회피한다. 암담하다."

지난 9월 11일 대구 육군 50사단 수류탄 폭발 사고로 손목을 잃은 훈령병 손모(20)씨 어머니 이모(44)씨는, 27일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에서 이 같이 말하며 국방부를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입원 치료를 하다 퇴원한 이후 현재 경북대병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통원 치료를 하는 손씨는 이날도 수류탄 폭발 사고로 다친 얼굴과 피부, 치아, 눈, 심리치료를 위해 경북대병원을 찾았다.

폭발 사고로 잃은 오른쪽 손목에 미관용 의수를 착용한 손씨는 현재 손가락 3개를 움직일 수 있는 2천여만원 상당의 맞춤형 의수를 주문해 놓은 상태다. 또 손씨는 폭발 사고 당시 튄 검은 파편으로 얼굴 오른쪽 볼에 피부이식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고로 치아 3개가 완전히 부서져 임플란트 수술도 할 예정이다.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사고 당시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과 관련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치료는 정신적 외상이 없어질 때까지 기한 없이 계속 해야한다.

▲ 수류탄 사고로 잃은 오른쪽 손목에 의수를 한 훈련병 손모씨(2015.11.27.경북대병원) ⓒ평화뉴스(김영화)

그러나 국방부는 치료비 전액 부담을 약속한 뒤 감감무소식이다. 때문에 사고 후 석달간 입원비, 약값, 교통비, 의수 구입 비, 통원 치료 비 등 2백여만원은 피해자 가족이 자비로 부담했다. 추가 치료비가 얼만큼 더 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제대 한 달을 앞둔 스무살 청년은 엄청난 치료비와 장래를 보장 할 수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됐다. 아들 병수발을 혼자 감당하는 어머니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이영재)은 27일 경북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피해자 손씨와 손씨의 가족,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수류탄 사고는 "국방부 책임"이라며 ▷"치료비는 국가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또 ▷"중대한 신체적 피해와 관련해 국방부가 취업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모씨는 "군은 치료비 지원에 대해 '잘 처리해주겠다'는 말을 하며 '언론 접촉은 자제해달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말로만 약속을 하고 현실적 책임은 우리가 다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국가와 국방부에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아들을 징병하고 이렇게 다치게 했으면 당연히 군 책임 아니냐"면서 "같은 사고가 재발하면 그때도 발뺌할 것이냐. 하루빨리 법을 바꾸든 해서 훈령병 부상에 대한 치료비는 전액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종대 국방개혁단장은 "훈련병 피해 장병에 대해 군은 늘 책임회피와 편의주의로 일관했다"며 "37조 국방비 중 골프장 운영비로는 수 백억원을 쓰면서 정작 부상장병 치료에는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20대 꽃다운 청년들에게 국가는 합리적 지원과 책임을 져야 함에도 현실은 치료비 논란이라는 게 황당하다"면서 "이 땅의 청년 중 누가 군대를 신뢰하고 자랑스레 입대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손씨와 손씨 가족을 만나 기자회견을 연 김종대 국방개혁단장(2015.11.27) ⓒ평화뉴스(김영화)

반면 국방부는 "부상 훈련병 치료비 지원 법안 개정 완료 후 전액 부담을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27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민간병원 치료비는 원래 자비 부담이고 의수 지원 비용도 800만원이지만, 장병 의료지원 제도를 개선해 국가가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내용의 법을 개정 중에 있다"며 "개정이 완료되면 손 훈련병에 대한 치료비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장 치료비가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치료가 모두 끝나면 전액 지원하겠다"며 "검토 중에 있다. 자비 부담은 최소한으로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9월11일 오전 대구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던 훈련병 손씨는 수류탄 안전핀을 제거하고 교관의 '던져' 지시에 따라 수류탄을 들어올리는 순간 수류탄이 폭발했다. 손씨는 이 사고로 오른쪽 손목이 절단됐다. 함께 있던 교관 고(故) 김모(27.중사)씨는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고, 박모(27.중사)씨는 하반신에 파편상을 입었다. 이후 국방부는 손씨의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으나, 민간진료비 지급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놔 논란을 빚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9월 16일 공무상 질병과 부상을 입은 하사 이상 군인이 군병원이 아닌 민간의료기관에서 요양할 때 치료비를 지급하는 내용의 '공무상특수요양비 산정기준' 개정안을 냈다.

▲ 수류탄 사고가 발생한 대구 육군 50사단(2015.9.11) ⓒ평화뉴스(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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