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을 앞두고 핸리 라미레즈(4년 $88m+5년째 베스팅 옵션 $22m), 파블로 산도발(5년 $95m) 등을 영입하면서 타선을 강화한 보스턴 레드삭스는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더 나아가서는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개막일 기준으로 1억8434만5996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했던 이 팀은, 한국시간으로 7월 28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인 뉴욕 양키스에게 13경기나 뒤쳐진 지구 꼴찌에 머물러있다.
기적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지만 기적이 있지 않고서야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 간 상황에서도 막대한 돈을 쓸 이유가 없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결국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시절 영웅이었던 셰인 빅토리노를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 시켰다.
30세가 지난 나이에 하락세가 만연하던 셰인 빅토리노는 2013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3년 총액 $39m에 FA 계약을 맺었다. 당시엔 왜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빅토리노는 2013년 .294/.351/.451의 타격라인과 함께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공수주 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직전해 꼴찌였던 보스턴은 빅토리노 등의 활약에 힘입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빅토리노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 시리즈 6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상황에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치는 등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영광의 시절은 거기까지였다. 그 후 빅토리노는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는 몸 상태 덕에 작년에는 30경기, 올해엔 33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쳤고, 고액 연봉을 받는 비효율적인 선수가 됐다. 그러나 <팬그래프닷컴>에서는 빅토리노의 2013시즌 활약을 정규시즌만 놓고도 4420만 달러의 활약이 있다 평가했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인공 중 하나였기에 팬들이나 지역 언론에서도 셰인 빅토리노에게 비난을 가하는 일은 없었다.
빅토리노는 올해 .245/.324/.298의 부진한 타격성적을 기록중이었지만, 새로 옮긴 팀인 LA 에인절스는 좌익수 자리에서 고작 .212/.277/.312을 내는데 그쳤다. 빅토리토의 잔여연봉 중 110만 달러만을 부담하는 에인절스는 그냥 빅토리노가 지금처럼만 해도 최소한 현재보다는 팀 전력이 조금이나마 좋아지며, 더 못하거나 부상을 입더라도 팀 재정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선수 영입을 했다.
에인절스는 빅토리노의 대가로 조쉬 러틀리지를 보냈다. 러틀리지는 기대치가 높은 선수도 아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지만, 통산 266경기에서 .259/.308/.403의 타격라인을 기록했으며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보스턴의 벤 셰링턴 단장은 트레이드 후 인터뷰를 통해 러틀리지가 메이저리그 팀에 합류할 것이라 말했다. 동시에 보스턴은 작년 인터내셔널 프리에이전트 계약 기록을 경신하면서 영입한 쿠바 출신의 외야수 러스니 카스티요의 자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팀에서 그나마 제 몫을 하는 몇 없는 선수 중 하나인 더스틴 페드로이아도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올 시즌이 물건너 간 보스턴은 후속 트레이드가 더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냥 방출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있었지만 최근 살짝 살아나고 있는 1루수 마이크 나폴리도 계약이 올해까지라 데드라인 이전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높다. 워낙 부진해 좋은 대가를 받긴 힘들겠지만 연봉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트레이드엔 원래 좋은 대가는 없는 법이다.
마무리투수 코지 우에하라도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오프시즌 2년 계약을 새로 맺었고 벌써 22개의 세이브를 올리면서 활약중이지만 승률이 채 5할에 미치지도 못하는 팀에 비싼 수준급 마무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낭비다. 40세의 나이에도 급격한 노쇠화 없는 활약을 펼쳐주고 있지만 언제 훅 가더라도 전혀 놀라울 것이 없는 나이기에 지금보다 더 가치가 높을 때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크렉 킴브럴이나 신시내티 레즈의 애롤디스 채프먼 등 수준급 마무리 투수 매물이 너무 많다는 것. 보스턴에게는 여러모로 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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