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소개된 책이라 직진하기로 한다.
저자 댄 왕이 설계한 <브레이크넥>의 얼개는 간단하다. '미국은 법률가가 이끄는 나라'고 '중국은 공학자가 만드는 나라'다. 부연하면 중국은 '무언가를 세우고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 공학자 중심 국가'고, 미국은 '새로운 계획을 가로막는 법률가 중심 국가'다.
얼마 전 이 란을 통해서 소개한 <어번던스>랑 동시에 읽었더라면 이 책을 따로 소개하진 않았을 것이다. 문제의식이 동일하고 소재 또한 상당부분 겹친다. 논지는 당연하고. <어번던스>는 리버럴리즘의 눈으로 미국의 성장·건설·통치·발명·실행을 이야기한다. <브레이크넥>은 비교정치경제적 눈으로 중국이라는 거울에 미국을 비춰보며 체제의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미국의 방향을 이끌어 낸다. <어번던스> 또한 '적대적 법률주의' 라는 이름으로 미국 변호사와 법률과 절차적 정의의 과잉을 이야기하는데 이 또한 닮아있다.
<어번던스>에서 한 문장을 끌어 와볼까.
"미국은 발명하는 역량이 있고, 중국은 만드는 역량이 있다. 둘 다 하는 방법을 먼저 파악하는 나라가 앞으로 초강대국이 된다." (존 아널드)
<브레이크넥>의 장점이라면 중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했다가 미국에서 살아온 경계인으로서의 시각이다. 거기다 구조에서 변호사와 엔지니어를 대립시키는 간명함, 중국 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로서 적절한 현지체험과 사례중심은 미국발 저작의 특징이다.
단점 또한 존재한다. 공학의 세계를 과학의 영역으로 끌고 간게 아니라 근대 토목의 영역으로 몰고 가버린건 아닐까. 공학이야말로 과학이고, 근대합리주의 모델과 직결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사실은 권위주의나 개발독재, 가깝게는 '박정희 모델'에 가까운 것이 오늘날 중국식 국가 모델일텐데, 공학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거나 비하된 측면이 엿보인다. 역으로 한자녀 정책과 제로 코로나 정책을 그저 공학국가의 특성으로 해석했는데 또한 동의하기 쉽지 않다.
남 얘기할 것 없이 우리 얘기를 해 보자.
우리는 변호사의 나라일까, 공학자의 나라일까. 반문해보자. 공학도의 나라일까, 의사의 나라일까. 의사의 나라다. 다만 연구 중심이나 필수 의료 중심 의사의 나라는 못 된다. 변호사의 나라는 맞는 것 같다. 솔직하게 변호사 출신 일부 정치인들의 나라다. 이들은 정치를 사법화시키거나 사법을 정치화시킨다. 법과 정치를 철저히 개인에게 종속시키고 사유화시킨다. 정치보복 조차도 법의 외피를 뒤집어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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