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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낮엔 '보이콧' 밤엔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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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낮엔 '보이콧' 밤엔 '날치기'

야당 불참 속 61개 법안 단독 처리…거수기 논란 불가피

사상 초유의 '표결 보이콧'을 통해 국회법 재의안을 무산시킨 여당이, 6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6일 밤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청와대가 요구해온 법안들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낮 지난 5월 29일 야당과 함께 가결시켰던 국회법 개정안을 스스로 뒤집었다. 국회 본회의장에 버젓이 앉아 투표에 앞서 재석했음을 입증하는 명패를 아예 등록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밤에는 사실상 청와대 하명 법안들을 야당과 협의 없이 줄줄이 통과시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의원 151명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소집, 국회법 개정안 표결 보이콧에 반발한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61개 법안을 처리했다. 무소속 정의화 국회의장, 유승우 의원까지 합하면 재석 인원은 총 153명이었다. 61개 법안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일부 해외 출장 의원들과 구속 수감된 의원 등을 뺀 나머지 의원들이 거의 대부분 참석했다. 내각에 참여중인 의원들도 모두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이 이날 통과시킨 법안은 '크라우드펀딩 법제화', '사모펀드(PEF)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 등이다.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이미 국회 의사일정의 절차적 정당성의 명분을 잃었다"며 "국민들 앞에 스스로 헌법기관이 아님을 사실상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새누리당 의원들이 어떤 것은 기를 쓰고 무산시키고, 어떤 것은 기를 쓰고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또 다른 배신의 정치"라며 "또 새누리당 의원들이 과반을 점한 의석수를 믿고 오늘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유감스럽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본회의에 새정치연합이 불참한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여야 합의 하에 본회의에 상정돼 있는 오늘의 일정인 주요 민생법안을 포함한 61개 법안을 모두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하명'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국회 일정은 야당의 반발과 함께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거수기' 비판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두고 벌어진 여권의 내분이 가라앉을지 여부는 7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분위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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