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등 미디어법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가 서명한 합의문이 나온 지 하루 만인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가 파행됐다. 고흥길 위원장의 미디어법안 '기습 상정'과 관련해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하며 회의 진행을 막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위원장 석을 점거했지만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등에 의해 끌려나오기도 했다. 어렵게 위원장석을 차지한 고 위원장은 이종걸, 장세환 등 민주당 의원들과 30여 분간 실랑이를 벌인 끝에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가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 시작에 앞서 "미디어법 날치기와 관련해 고 위원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기 전에는 고 위원장을 사회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위원장석을 둘러쌌다. 이종걸 의원은 "날치기는 도둑질"이라며 "고 의원, 당신이 어떻게 위원장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사진기자 등 취재진이 몰리자 고 위원장은 장세환 의원에게 "사진 다 찍었으면 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장 의원이 "우리가 사진 찍으러 왔느냐. 그렇게 품위 없는 발언을 하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고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저작권법(강승규 의원 발의)와 디지털TV 전환법(안형환 의원 발의)을 의사 일정으로 상정한 것 역시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민주당은 "간사간 협의 없는 의사일정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변재일 의원은 "제출된 저작권법만 6건이다. 왜 한나라당 법안만 의사일정으로 잡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한나라당 측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어제 여야가 합의한 내용에서 미디어법이라 함은 (강승규 의원이 발의한) 저작권법을 포함해 민주당이 'MB악법'이라고 규정한 6개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회의 진행을 요구하며 맞섰다.
결국 고 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회의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정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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