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대응 상황을 공개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7일 오전 11시 45분경 본관 지하 1층 중강당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14번 환자에 노출된 인원이 환자 675명, 의료진·직원 218명"이라고 발표했다.
송 병원장은 "14번 환자는 중동 여행력이나 메르스 환자 노출력이 없어 당시에는 메르스 환자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면서 "5월 29일에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경기도 평택 소재 굿모닝병원 이전에 입원하였던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메르스 환자로부터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처음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4번 환자가 메르스 감염에 의심이 된 순간부터 5월 27일과 29일 사이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파악하기 시작했다"며 "확인 즉시 격리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메르스 유행 사태와 관련된 모든 환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병원에서 14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이들 중 확진 환자가 더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메르스중앙대책본부는 이날 이 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 수가 전날보다 10명이 늘어 총 17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64번째 환자인 75세 남성은 지난 5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삼성서울병원, 전국으로 메르스 뿌리나")
현재까지 파악된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는 총 64명으로, 그중 삼성서울병원 내 감염자 수(17명)는 지난달 29일 자진 휴업을 선언한 평택성모병원(37명) 다음으로 많다.
정부-삼성서울병원, 발표 전 사전 교감 있었나
한편, 이날 삼성서울병원 기자 회견은 정부가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한 것과 같은 시간대에 이뤄져 주목받았다. (☞관련 기사 : "정부, 삼성서울병원 등 메르스 병원 24곳 명단 공개")
삼성서울병원이 이날 알린 기자 회견 예정 시각은 정부 발표 시각과 같은 오전 11시였으며, 실제 회견은 정부 발표가 끝난 직후인 오전 11시 45분경 시작했다. 평택성모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곳에 대한 발표를 미뤄 온 정부의 발표 시점과 병원의 회견 시점이 맞아떨어진 점을 미뤄 볼 때, 서로 사전 교감이 있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대응 태도 역시 비슷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14번 환자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자마자 해당 환자와 접촉자들을 격리했으며, 응급실 소독을 완벽하게 했다고 밝히며 안심시켰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병원에서도 충분한 소독 등 조치를 취했고, 그랬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응급실 자체를 이용하시는데 어떠한 두려움이나 이런 것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백기 든 정부…최경환 "환자 발생·경유 병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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